[사설] 김남국 묘수인가, ‘잠시 떠난다’ 탈당/이재명 지시 黨감찰을 무력화시키다
김남국 의원이 탈당했다.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밝혔다. “저는 오늘 사랑하는 민주당을 잠시 떠난다. 더는 당과 당원 여러분에게 부담을 드리는 것이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잠시 떠난다’는 표현이 눈에 띈다. 무소속 의원으로 “부당한 정치 공세에 끝까지 맞서 진실을 밝혀내겠다”고도 했다. 지난 일주일간 일련의 언론 보도를 ‘허위 사실에 기반했다’고 단정하고 이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도 했다.
그의 탈당으로 많은 상황이 변했다. 제일 큰 건 당 감찰 진상조사 무력화다. 김 의원의 가상화폐 의혹이 일주일을 넘겨간다. 60억원대 코인 보유, 출처 자금 불분명 등이 초기 핵심이었다. 그때까지도 당은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그러다가 한동훈 장관 청문회, 이태원 참사 보고 법사위 때도 거래했다는 의혹에 화들짝했다. 이재명 대표가 직접 당에 윤리 감찰을 지시했다. 그렇게 시작된 당 감찰이 한순간 중단됐다.
공교로운 게 있다. 12일 에어드롭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이 에어드롭 방식으로 코인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진원지는 당 진상조사단이었다. 조사 현황을 지도부에 보고하는 자리에서 거론됐다. 13일 김 의원이 펄쩍 뛰었다. 그리고 하루 지난 14일 ‘탈당’을 발표했다. 이제 무소속이 됐고 민주당은 남의 당이다. 불만 표출이었나. 조사 불응 목적이었나. 어찌됐든 결과는 그렇게 됐다.
탈당에 앞선 13일 이런 말을 했다. “처음에는 불법 대선자금으로 몰아가더니 대선 직후에 현금을 인출했다고 하니 금방 쑥 들어가고 이제 불법 로비 의혹으로 몰아간다.” 대선자금과 로비 의혹을 몇 번째 부인한다. ‘김남국 코인’을 대선 자금과 연결한 언론이 몇이나 되나. 혹시 유튜버들의 떠들기를 말하는 것인가. 하라는 설명은 안 하고 계속 불법 대선자금 의혹만 반박하는 이유가 뭔가. 그게 자신 있나.
다시 한번 강조한다. 김 의원이 비난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가난 코스프레와 수십억 코인 자산의 불일치다. 유권자 분노다. 최초 투자금 또는 수단에 대한 함구다. 공인의 무책임이다. 상임위 활동 중 코인 거래 의혹이다. 이태원 원혼이다. 이유는 이걸로 충분하다. 이걸 밝히고 사과해야 한다. 최초 투자금 밝히고, 가난 코스프레 사과하고, ‘인사청문회·상임위 코인 거래’를 밝혀야 한다.
프레임 정치를 자주 말한 정치인이다. ‘조국 논란’ 때 보수 프레임을 말했다. ‘개딸 논쟁’ 때 국민의힘 프레임을 말했다. 조응천 의원도 “이분(김남국 의원)은 수시로 프레임을 들고나온다”고 했다. 이번 논란도 프레임으로 해석하는가. 보수 대 진보의 진영 대결을 기대하는가. 그렇다면 더욱 민주당 자체 조사가 필요했을 것 이다. 거기서 다 밝히고 대오를 함께하는 것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것마저 걷어차고 나갔다.
이제 그를 조사할 곳은 없다. 결백을 증명해줄 곳도 없다. 혹시 있다면 그건 검찰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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