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명 · 윤리위 제소"…재신임 요구까지 분출한 민주 의총

원종진 기자 2023. 5. 14.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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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원 150여 명이 참석해 쇄신 방안을 논의한 민주당 의원총회가 오늘(14일) 밤 10시, 6시간여 만에 끝났습니다.

의총 직후 민주당은 ▲개별 의원 탈당으로 당 책임 회피하지 않겠다 ▲윤리 규범을 엄격히 적용하겠다 ▲윤리기구를 강화하겠다 ▲의원 재산 투명성을 강화하겠다 ▲당을 근본적으로 혁신하겠다는 5개 조항의 결의문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SBS 취재 결과 30여 명의 의원들이 발언을 이어가며 결의문에 담기지 않은 날 선 말들을 쏟아낸 걸로 파악됐습니다.
 

김남국 제명·윤리위 제소 요구 분출


복수의 민주당 의원들에 따르면 탈당한 김남국 의원에 대해 당 차원의 조사를 이어가는 것은 물론, 제명과 윤리위 제소 등 더 강한 조치를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의총장에서 분출했습니다.

비명계 A 의원은 징계를 회피할 목적으로 탈당할 경우 제명할 수 있도록 한 민주당 당규 18조를 김남국 의원에게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민주당 대표를 지낸 중진 의원도 당규 18조를 적용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남국 의원이 국민의힘에 의해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된 상태지만, 민주당도 김 의원을 윤리위에 제소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B 의원은 SBS에 "상임위 시간 중 코인 매매를 한 것은 국회의원으로서의 자격이 없는 것이고, 여야가 함께 윤리위 제소를 해서 일벌 백계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여러 의원들 입에서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지도부 재신임·사퇴 필요성도


의총 분위기가 달아오르면서 지도부 재신임 요구는 물론 대표 사퇴가 필요하다는 언급도 나왔습니다.

비명계 중진 C의원은 발언대에 나와 당이 크게 변화하지 않으면 해법이 없다며, 이재명 대표가 결단해야 하고 재기를 위해서도 지금이 사퇴하기 좋은 때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의총에 참석한 D의원은 SBS에 "사퇴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다 하더라도 의원들이 당 상황을 성토하며 쇄신 요구를 한 게 누구 들으라고 한 말이겠느냐"라고 말했습니다.
 

김남국 소속 '처럼회'는 발언 자제…소수 의원들 "윤석열 검찰에 더 싸우자"


친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윤석열 검사 독재 정권에 더 강하게 싸워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았으나 숫자는 적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의총에 참석한 E의원은 SBS에 "이 대표 체제에서 자리를 맡은 의원과, 친명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정권과 더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많아야 4명 정도였다"고 말했습니다.

김남국 의원이 소속된 당내 강경파 '처럼회' 소속 의원들도 별도로 김 의원을 옹호하지 않고 발언을 자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심·민심 괴리 여론조사…"재명이네 마을 이장 그만두라" 제안도


의총에서는 당원과 일반 국민들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 업체의 조사 결과도 발표됐습니다.

조사 결과 여러 현안에 대해 당원들과 국민들의 인식 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복수의 참석 의원들이 전했습니다.

민주당 D 의원은 "당의 돈봉투 의혹 등 현안 대처에 대해 국민 대다수는 잘못하고 있다고 그러는데 당원들은 절반 이상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나왔다"며 "당원들도 40% 정도는 못하고 있다고 하고 있지만 민심과 당심이 괴리돼 있는 게 제일 위기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조사 결과에 이 대표가 강성 지지층과 더 강하게 결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복수의 참석자에 따르면 비명계 재선 F의원은 이 대표를 향해 "재명이네 마을 이장을 그만하셔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남국 조사 계속, 별도 혁신위 꾸리기로


의견들을 종합한 민주당은 김남국 의원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별도 혁신위를 꾸려 쇄신 대책을 구체적으로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이재명 대표의 한 측근은 "쇄신 요구가 분출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며 "지도부 입장에서도 변화의 명분과 기회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에 이어 김남국 의원 코인 투자 의혹까지.

겹악재를 맞은 거대 야당 민주당 지도부는 쏟아지는 이견을 조율해 가며 쇄신 방안을 내놓아야 하는 복잡한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원종진 기자bell@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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