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음식사진, 실물이 아니었네...알고보니 AI 작품
싱가포르에 있는 한 일식당은 최근 배달 앱 ‘그랩푸드’에 ‘연어 덮밥’ 사진을 올렸다. 흰쌀밥 위에 연어회 다섯 점이 올라간 이 사진은 실제 음식을 찍은 것처럼 보이지만, 인공지능(AI)이 만들었다. ‘데리야끼 치킨 덮밥’ 사진에서 데리야끼 소스를 발라 갈색빛이 도는 닭고기에 깨를 뿌려놓은 디테일한 모습까지 AI가 구현했다. 이 음식 사진들 하단에 작은 글씨로 ‘그랩에 의해 생성된 이미지로, 실제 음식과는 다를 수 있다’는 문구가 적혀 있지만, 이를 보지 못하고 실제 사진인 줄 착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동남아시아 최대 배달 앱 그랩푸드가 식당 주인 등 자영업자들에게 AI가 만든 음식 사진을 제공하기 시작하며 논란이 되고 있다. 이번 서비스는 음식점 주인이 일일이 음식 사진을 찍어 배달 앱에 올리는 수고를 덜어준다는 취지로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예컨대, 점주가 ‘연어 덮밥’이라는 메뉴 이름과 연어회·흰쌀밥 같은 재료 정보 등을 그랩푸드에 전달하면, 그랩푸드가 AI를 활용해 몇 초 만에 가짜 음식 사진을 만들어내는 식이다.
이전에는 배달 앱에 사진을 올리려 전문 사진사에게 의뢰해 플레이팅(접시 꾸미기)하고 촬영과 편집을 하는 등 별도 비용을 들여야 했다. 한국에서도 ‘배달의민족’ 같은 배달 앱에 올릴 음식 사진 촬영을 사진사에게 맡기면 20만~40만원 정도 든다.
이런 비용 부담이 사라졌다는 게 그랩푸드가 내세우는 AI 음식 사진 서비스의 장점이다. 또 판매하는 메뉴나 음식에 들어가는 재료가 바뀌더라도 AI를 이용하면 변동 사항을 반영한 사진을 순식간에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러나 AI의 가짜 음식 사진을 처음 접한 싱가포르 네티즌들은 “사진과 다른 음식이 배달되면 누가 책임지느냐” “AI가 만든 음식 사진에서 불쾌감이 든다” 등 부정적인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AI가 메뉴를 잘못 해석해 엉뚱한 사진이 배달 앱에 올라가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트러플(송로버섯) 감자튀김’은 트러플 오일이 들어간 감자튀김인데, AI는 트러플을 곁들인 감자튀김으로 사진을 생성한 것이다. 감자튀김 위에 송로버섯 하나를 통째로 올려놓은 이 사진은 싱가포르에서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그랩푸드는 현지 매체를 통해 “아직 시범 운영 단계로 지속적으로 사진을 검토하고 피드백을 수집해 AI를 업데이트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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