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바로 ‘월클’…임성재, 5타 차 뒤집기쇼
3년7개월 만에 참가한 국내 투어
18번홀 50m 벙커샷 등 막판 뒷심
10언더파로 이준석에 1타 차 역전
최종R 선두로 출발했던 최진호
3번홀 통한의 트리플 보기 ‘악몽’
“역전 우승까진 생각하지 못했는데, 상황이 변해 있었다. 좋은 기운을 미국에서도 이어가겠다.”
세계 18위 임성재(25)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에서 5타 차 대역전 우승을 거뒀다.
임성재는 14일 경기 여주시 페럼클럽(파72·7232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4개, 보기 2개로 4타를 줄이고 합계 10언더파 278타를 기록, 이준석(9언더파 279타·미국)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승의 임성재는 2019년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마지막 날 7타 차 역전 우승을 거둔 이후 3년7개월 만에 참가한 국내 투어에서 또다시 역전 우승하며 상금 3억원을 차지했다.
3라운드 선두 최진호에 5타 뒤진 공동 4위로 출발한 임성재는 8번홀까지 샷 난조로 보기 2개를 범하며 뒷걸음질쳤으나 9번홀(파5)에서 첫 버디를 낚은 뒤 후반에만 5타를 줄이는 무서운 승부사 기질을 보였다.
최진호가 3번홀(파3) 트리플 보기로 무너지면서 시작된 대혼전에서 임성재가 저력을 뿜어냈다. 11번홀(파4) 버디와 12번홀(파5) 투 온 성공에 이은 3m 이글 퍼트를 넣고 선두 이준석에 1타 차로 따라붙은 임성재는 13번홀(파4)에서 세컨샷을 50㎝ 옆에 붙여 버디를 추가하고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마지막 홀에서는 임성재의 월드 클래스급 기량이 빛났다. 이준석이 18번홀(파5)에서 투 온에 성공한 뒤 긴 이글 퍼트를 남긴 반면, 임성재는 세컨샷을 그린 앞 50m 지점의 벙커에 빠뜨려 불리한 상황을 맞았다. 하지만 임성재는 벙커샷을 홀 1.5m 거리에 붙인 뒤 먼저 버디 퍼트를 넣어 상대를 압박했고, 이준석은 그보다 짧은 버디 퍼트를 왼쪽으로 흘려보내면서 승부가 갈렸다.
임성재는 우승 인터뷰에서 “50m 벙커샷은 PGA투어에서도 가장 어려운 샷이다. 긴 벙커샷을 많이 연습했는데, 그 느낌을 살려 피칭 웨지로 친 게 잘 붙어 버디까지 연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초반 보기 2개 이후 마음을 내려놓았던 임성재는 “전반 끝나고 보니 (같은 조) 준석이 형이 선두여서 ‘이게 뭐지’라고 생각했고, 끝까지 우승을 노리게 됐다”며 “12번홀 이글을 잡은 뒤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마지막 홀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 대회 출전 직전 코로나19에 걸려 미국 메이저대회 PGA챔피언십마저 출전하지 못했던 임성재는 “지난해에는 많이 우울하고 아쉬웠는데, 이제 홀가분해졌다”며 “미국으로 돌아가 PGA 챔피언십에 바로 나가는데, 시차를 빨리 극복하고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최진호는 이날 5타를 잃고 6위(6언더파 282타)로 마쳤고 지난주 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자 정찬민과 베테랑 강경남은 공동 7위(5언더파 283타)를 차지했다.
여주 |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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