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 대신 이거라도?...20%나 올라, 이젠 돈없어 못먹어요
최근 가족들과 서울 명동의 한 삼겹살 음식점을 찾은 50대 A씨는 메뉴판 가격을 보고 놀랐다. 삼겹살 1인분 가격이 150g에 1만6000원, 통상적인 삼겹살 1인분 중량인 200g로 따지면 2만원이 넘었기 때문이다. A씨는 “4인 가족이 삼겹살에 맥주·음료수·공기밥을 먹으니 10만원이 넘었다”면서 “외식물가 상승세가 무섭다”고 말했다.
캠핑, 등산을 비롯한 야외활동이 많은 봄을 맞아 돼지고기 수요가 크게 늘면서 도매가격이 최근 한달 사이 20% 가까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년간 모임을 위축시켰던 코로나19도 최근 종식 선언되면서 돼지고기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대두박을 포함한 돼지고기 사료에 쓰이는 곡물가격도 올해 많이 올라 돼지고기 값 추가 인상이 우려된다. 이에따라 대표적인 서민 외식 메뉴인 삼겹살의 1인분 평균 가격은 조만간 2만원 선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당 평균 6380원으로, 한달 전(㎏당 5356원)과 비교해 19.1% 올랐다. 이달 1일 5697원과 비교하면 불과 열흘 만에 12.0%나 오른 것이다.
최근 돼지고기 도매가격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돼지고기를 찾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돼지고기 가격은 모임, 나들이 수요가 증가하는 매년 봄철부터 여름철까지 상승했다가 추석 이후 하락하는 특성을 보여왔다. 지난해 5월에는 코로나 방역 조치인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와 맞물리면서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당 7000원대까지 오르기로 했다.
특히 올해는 돼지를 키울때 들어가는 배합사료 가격까지 급등하면서 돼지고기 값이 앞으도 더욱 많이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배합사료의 핵심원료는 대두박(대두에서 기름을 뺀 나머지)인데, 전세계 대두박 수출량의 45%를 차지하는 아르헨티나가 지난 3월 63년만에 최악으로 꼽히는 심각한 폭염과 가뭄을 맞으면서 대두박 공급이 확 줄었다. 이에 국내 배합사료 가격은 지난 3월 말 기준 ㎏당 681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7.2%나 올랐다.
고깃집에서 사먹는 삼겹살 1인분 평균 가격은 조만간 2만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달 말 공개한 서울 지역 3월 삼겹살 1인분(200g 환산 기준) 평균 가격은 1만9236원으로 1년 전보다 12.1% 비싸졌다. 4월 이후 가파른 돼지 도매가격 상승이 반영되면서 삼겹살 1인분 평균 가격은 조만간 2만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강남·명동처럼 모임이 많은 지역에선 200g 기준 삼겹살 1인분 값이 2만원이 넘는 음식점들이 이미 속출하고 있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한우 가격을 높이는 대신 1인분 중량을 130g 줄인 한우 전문점들이 많아진 것처럼, 최근에는 삼겹살 1인분 중량도 150g까지 줄이는 식당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닭고기 도매가격은 지난 1월 ㎏당 3363원에서 오르기 상승해 3월부터 4000원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병아리 공급 감소, 닭고기 생산원가 상승 영향으로 닭 도축 마릿수가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이달 도매가격을 보면 지난 2일 ㎏당 3786원에서 12일 4061원으로 열흘 만에 7.3% 올랐다.
소고기(한우) 가격은 지난 12일 ㎏에 1만6000원 정도로, 1년 전 약 1만9000원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다만 최근 충북 청주시 소재 한우농가 여러 곳에서 구제역 발생이 확인되며 전국 소 사육 농장과 축산시설에 대해 방역 조치가 강화돼 일시적으로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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