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이번엔 독일 방문…“우크라 반격, 러 영토 공격 목표 아냐”
WP “유출된 미국 기밀문건에서 젤렌스키,
러시아 영토 과감한 공격 주장”
봄철 대반격을 준비하고 있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탈리아에 이어 14일(현지시간) 독일에 방문해 정상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러시아 영토 공격이 아니라 러시아에 빼앗긴 영토를 되찾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의 목표는 국제적으로 인정된 국경 내에서 (점령된 자국의) 영토를 해방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우크라이나가 반격을 통해 러시아 영토 일부를 점령해 러시아와의 종전 협상에서 유리하게 사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었다.
또 전날 보도된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최근 유출된 미국 국방부 기밀문건에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 국경도시를 점령하고 송유관을 폭파하는 등 과감한 공격에 나설 것을 주장했던 정황이 담겼다. ‘1급 비밀’로 표기된 한 문서에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 1월 한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지상군이 러시아의 불특정한 국경 도시들을 점령하는 사이 러시아 내부를 타격하는 방안을 제안했고, 또 다른 문서에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내 군대를 타격할 장거리 미사일을 보유하지 못한 점에 우려를 표현했다고 WP는 전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지 않고 우리 자신의 합법적인 영토를 해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러시아를 공격할) 시간도 힘도 없다”며 “우리는 이것을 할 수 있는 여분의 무기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합법적인 국경을 기반으로 불법 점거 지역에 대한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달 초 핀란드와 네덜란드를 방문한 데 이어 전날에는 이탈리아를 찾아 총리와 교황을 만나는 등 유럽 국가들을 순방하며 바쁜 외교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잇따라 동맹국들을 방문하며 전쟁을 위한 무기와 우크라이나 재건 자금 지원 등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전날 이탈리아 방문과 마찬가지로 작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이 독일을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문 전날 독일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전차와 장갑차 50대, 대공방위시스템 등 27억 유로(약 3조9400억원) 규모의 추가 군사 지원 패키지를 발표했다. 이는 전쟁 발발 이후 독일의 지원 패키지 중 최대 규모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독일의 정치적‧재정적‧군사적 지원에 대해 숄츠 총리에게 감사를 표했다.
숄츠 총리는 “지원의 필요성이 있는 그 어느때까지라도 우크라이나를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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