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선두 울산과 2위 FC서울, 펠레스코어 명암 교차한 결정적인 장면은 '감독 퇴장'

김성원 2023. 5. 14.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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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변칙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돌발 변수에 명암이 교차했다. 선두 울산 현대와 2위 FC서울의 '빅뱅'은 안익수 서울 감독의 '퇴장'으로 대세가 갈렸다.

안 감독은 전반에는 철저하게 발톱을 숨겼다. 8골로 절정의 골감각을 자랑하고 있는 주포 나상호를 비롯해 원톱 황의조와 중원사령관 기성용을 선발에서 제외했다. 대신 투지 넘치는 박동진 김신진 등을 선발로 내세웠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전반 울산에 선제골을 허용하긴 했지만 안 감독의 전략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듯 했다. 안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승부수를 던졌다. 4장의 교체카드를 동시에 꺼내드는 초강수를 꺼냈다. 박동진 팔로세비치 임상협 김진야 대신 황의조 나상호 기성용 박수일을 동시에 투입했다.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서울은 후반 1분 만에 동점골(1-1)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 기세라면 충분히 역전도 가능했다. 하지만 2분 뒤 울산이 다시 골문을 열었고, 이 과정에서 안 감독이 폭발했다. 안 감독은 바로 앞에서 본 나상호의 터치라인 볼 아웃 여부를 놓고 주, 부심에게 거칠게 항의했다. 주심은 후반 3분 첫 번째 옐로 카드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반발의 강도가 더 거세지자 3분 뒤 또 옐로카드를 줬다. 경고 2회, 퇴장이었다. 벤치의 선장을 잃은 서울은 좌초했다. 기세를 잡은 울산이 서울을 무너뜨렸다.

안 감독은 경기 후 '퇴장징계'로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했다. 김진규 수석코치는 "감독님 이야기를 확실히 못 들었다. 판정에 관해 더 이상 이야기할 수 있는 건 없다"라고 했다. 김 코치는 재차 당시 상황 설명을 요청하자 "나상호가 라인 앞에서 볼을 잡을 때였다. 터치라인을 나갔느냐 안 나갔느냐의 문제였다"고 설명했다.

그것이 끝이었다. 울산이 14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13라운드에서 펠레스코어를 연출하며 서울을 3대2로 제압했다. 마틴 아담이 전반 14분 먼저 포문을 열었다. 이명재의 크로스를 김민혁이 뒤로 흘렸고, 마틴 아담이 왼발로 골망을 출렁였다. 발로 터트린 마틴 아담의 첫 필드골이었다. 그는 지난해 여름, 울산에 둥지를 틀었다. 지난 시즌 9골을 터트리며 울산의 17년 만의 우승에 일조했지만 당시 4골이 페널티킥, 5골이 헤더와 신체 일부(배)에서 나온 골이었다. 이번 시즌도 9라운드에서 마수걸이 골을 신고했는데, 이 또한 헤더골이었다.

마틴 아담에 이어 최근 가장 잘 나가는 바코가 멀티골로 종지부를 찍었다. 바코는 후반 3분과 22분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서울의 골네트를 갈랐다. 바코는 최근 6경기에서 5골을 터트리는 놀라운 화력을 자랑했다. 특히 명불허전의 '서울 킬러'였다. 그는 서울을 상대로 8경기에서 7골-2도움을 기록했다.

서울은 후반 1분 김신진, 추가시간 박수일이 울산의 골문을 열었지만 전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이태석, 윌리안, 나상호 등의 회심의 슈팅은 울산 수문장 조현우의 선방에 가로막혔다.

5연승을 질주한 울산은 11승1무1패를 기록, 승점 34점으로 '독주체제'를 더 공고히 했다. 2위권인 서울, 포항(이상 승점 23)과의 승점차를 11점, 두 자릿수로 벌렸다. 징크스도 이어졌다. 울산은 2018년 4월 14일 1대0 승리를 시작으로 서울 상대로 17경기 무패(13승4무)를 질주했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독주체제에 처음으로 "편안하다"며 미소지었다. 물론 경계의 고삐는 늦추지 않았다. 그는 "서울전에서 준비한 것을 보여줬다. 지금은 독주 상황이지만 많은 경기가 남아있다. 우리도 분명 위기가 올 것이다. 그것을 예측하고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울산 홈엔 2만6004명이 찾았다. 디펜딩챔피언 울산의 봄은 어느 해보다 더 화사하고 빛난다.
울산=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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