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3400개 CFD계좌 전수조사… ‘이상 거래’ 살핀다

이도형 2023. 5. 14.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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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발 폭락사태로 위험성 도마에
3주 새 9개 종목 시총 13조 증발
증권주에도 ‘불똥’… 4조 사라져
CFD 거래 주요 원인으로 꼽아
당국, 투자 문턱 낮추고 감독 부실
거래소 등 2020년 이후 생성 계좌
시세조종·부정거래 등 집중 점검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로 인해 3주간 관련 주식과 증권사 시가총액이 13조원가량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주식투자자들이 상당한 손해를 보면서 이번 사태로 차액결제매매(CFD)의 위험성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르자 금융 당국은 CFD 계좌 전수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사태에서 주가조작 의혹 세력의 표적으로 거론되는 다우데이타, 서울가스, 대성홀딩스, 삼천리, 세광, 선광, 하림지주, 다올투자증권, CJ 9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지난 12일 종가 기준 6조2869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한가 사태가 빚어지기 직전인 지난달 21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15조3664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3주 새 9조795억원(59.1%)이 사라진 셈이다.

이 종목들은 지난달 24일부터 SG증권 창구에서 쏟아진 무더기 반대매매로 단기간 폭락했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주식을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샀다가 주가가 하락해 필요한 증거금을 납입하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팔아 돈을 회수하는 것을 말한다. 그 결과 선광(-82.59%), 서울가스(-80%), 대성홀딩스(-81.51%), 삼천리(-73.05%) 등의 시총이 크게 폭락했다.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폭락 사태 직전 주식을 처분해 의혹을 받고 있는 다우데이타의 시가총액도 1조6679억원에서 5844억원으로 -64.96% 폭락했다.

이 종목들의 폭락 사태는 상장한 증권주에도 튀어, 증권주 시총은 지난달 21일 23조원대에서 지난 12일 19조2000억원대로 약 3조9000억원 감소했다.

이번 폭락 사태로 인해 장와파생상품인 CFD의 위험성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CFD는 실제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주식 가격 변동 위험에 투자해 차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으로 최대 2.5배 레버리지(차입) 투자가 가능하다. 이번 폭락 사태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CFD 거래가 거론된다. 증권가에선 해당 종목의 CFD 계좌가 손실 구간에 들어서자 증권사가 결제 청산을 위해 고객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반대매매를 하면서 하한가 사태가 벌어진 것으로 본다. 금융위원회는 2019년 개인 전문투자를 활성화한다며 전문투자자 자격 기준을 대폭 완화, 개인투자자들의 CFD 투자 문턱을 낮췄다.
장외파생상품 감독이 부실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감독원 런던사무소는 지난해 12월 CFD 위험성을 경고하는 보고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건에는 영국 금융감독청(FCA)이 CFD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사기·현혹, 규정 회피, 미인가 관계회사 활용 등 문제점이 있어 상당한 소비자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한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 당국은 CFD 계좌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이날 금융위와 금감원, 한국거래소는 약 3400개의 CFD 계좌 전부에 대해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 연계 여부 집중점검을 벌인다고 밝혔다. 이번 점검은 증권사가 보유하고 있는 CFD 계좌 중 2020년 1월부터 올해 4월 말까지의 기간을 대상으로 한다. 한국거래소는 시장감시위원회 내에 특별점검팀을 신설해 시세조종·부정거래 및 이번 사태와 유사한 혐의 거래를 집중 살펴볼 예정이다. 한국거래소가 CFD 계좌를 점검한 결과 이상거래 혐의가 포착되면 금융위와 거래소가 조사에 착수한다.

금융 당국은 CFD 제도를 손질할 방침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CFD를) 현재 제도 개선 사항으로 당연히 보고 있으며, 특히 개인전문투자자로 신청하고 승인하는 과정에서 개선할 점이 있는지, 제대로 되고 있는지에 대해 전반적으로 살펴볼 것”이라며 “CFD 거래가 위축되는 한이 있더라도 국민 판단에 따라서 엄격하게 제도를 보완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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