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복지원 피해자, 12시간 광안대교 농성…“정부, 국가폭력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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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 최승우씨가 14일 부산 광안대교 위에서 12시간가량 고공농성을 벌였다.
최씨는 당사자로 겪은 국가폭력으로 인정된 형제복지원 사건뿐만 아니라 정부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해 내놓은 해법안까지 쌓인 분노를 드러냈다.
최씨는 <한겨레> 와의 통화에서 "윤석열 정권에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정말 무례를 하고 있다"며 "일본에 고개를 숙이고, 자국의 국가폭력에 대해서도 냉대하다"며 고공농성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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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고개 숙이고 자국의 국가폭력에 냉대”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 최승우씨가 14일 부산 광안대교 위에서 12시간가량 고공농성을 벌였다. 최씨는 “윤석열 정권이 국가폭력을 당한 피해생존자들을 돌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씨는 이날 오후 5시20분께 자신의 페이스북에 “피해생존자 분들의 간곡한 요청도 있고 부산시 부시장이 부산시장과의 면담이라도 관철해준다면 난간에서 내려가기로 협의했다”는 글을 올렸다. 광안대교에서 내려 온 최씨는 오는 15일 오전 10시 부산시와 면담을 할 예정이다. 최씨는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해 부산시가 제대로 된 사과를 하고, 피해생존자들에게 잘 대해주는 것에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최씨는 이날 새벽 5시20분께 페이스북에 “광안대교 상판 다리 위에 있다”는 글을 올리며 고공농성 사실을 알렸다. 구조대는 교량 인근에 에어 매트를 설치해두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최씨는 당사자로 겪은 국가폭력으로 인정된 형제복지원 사건뿐만 아니라 정부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해 내놓은 해법안까지 쌓인 분노를 드러냈다. 최씨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윤석열 정권에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정말 무례를 하고 있다”며 “일본에 고개를 숙이고, 자국의 국가폭력에 대해서도 냉대하다”며 고공농성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앞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지난해 8월 형제복지원 사건을 ‘국가폭력에 따른 인권침해 사건’으로 공식 인정했다. 이후 법원은 지난달 형제복지원 생존 피해자 김아무개씨 등 13명이 제기한 국가 손해배상 소송의 첫 재판을 열었다. 피해자 쪽 대리인은 “계속 주장해왔듯이 국가의 불법 행위가 있었고, (앞서) 조정에 임할 때 (국가에서도) 책임을 인정한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당시 정부 쪽 대리인은 “진실화해위 결정이 이제 막 나왔기 때문에 검토한 후 (입장을) 말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소멸시효가 완성됐고 손해배상 금액 등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했다. 진실화해위 결정 통지서가 피해자별로 전달돼 원고 전체의 손해배상 내용을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최씨는 “분노가 치밀었다”며 “국가폭력을 당한 피해생존자들을 돌보지 않은 부분이 기도 안 찼다”고 강조했다.
형제복지원에서는 지난 1975년부터 12년간 고아와 장애인 등 3천여명을 불법 감금하고 강제노동과 가혹 행위 등을 일삼았다. 확인된 사망자만 650여명에 달한다. 진실화해위는 형제복지원 사건의 진실 규명을 신청한 544명 가운데 1차 191명의 피해를 인정했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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