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률 낮은 청년층 잡아라”… ‘어른이’·2030특화보험 출시 봇물 [마이머니]

이강진 2023. 5. 14.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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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미래 경쟁력 확보 경쟁
35세도 가능한 어린이보험
기존 30세에서 가입연령 5세 더 늘려
저렴한 보험료로 사회초년생에 인기
업계선 자녀보험 판매량 2배 늘기도
청년층 겨냥한 가성비 보험
30대되면 직접 보험 가입 경우 많아져
3대 질환 등 핵심질병 보장 위주 설계
합리적 소비 경향에 맞춘 상품들 내놔
신규 고객 확보에 공을 들이는 보험업계에서 청년층을 사로잡기 위한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가성비 좋은 보험을 원하는 20∼30대 사회초년생을 위한 특화 상품을 출시하거나 어린이보험 가입 연령을 늘려 이른바 ‘어른이(어른+어린이)보험’을 표방하는 식이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보험시장에서 2030세대의 선택을 받아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35세까지 가입하는 어린이보험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이달 1일 기존 어린이보험의 최고 가입 나이였던 30세보다 5세 더 많은 35세까지 가입할 수 있도록 한 ‘한화생명 평생친구 어른이보험’을 출시했다. 80개의 특약으로 개인별 맞춤 설계가 가능한 상품으로, 고객은 자신이 원하는 특약으로 최고 100세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체증형 선택 시 완납 후 최고 100세까지 매년 5%씩 진단자금이 증가해 물가 상승까지 대비할 수 있다는 것이 한화생명의 설명이다.

한화생명이 상품명을 ‘어른이보험’으로 명명한 것은 어린이·청소년 고객뿐 아니라 20∼30대 청년층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통상 가입 연령이 30세까지인 어린이보험은 상대적으로 보험료는 저렴하고 보장과 납입면제 등에서 혜택이 커 20대 사회초년생들에게 유리한 상품으로 소문이 나 가입 수요가 생겼다.
어린이보험 가입 연령 확대는 지난해 5월 롯데손해보험이 ‘무배당 렛플레이(let:play)자녀보험(토닥토닥)’ 가입 나이를 최고 35세로 늘린 것을 시작으로 주요 손해보험사들 위주로 앞다퉈 이뤄졌다. 롯데손보 상품은 갱신담보 주기를 10년, 20년, 30년으로 다양화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했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자녀보험의 장점을 ‘35세 어른이’도 누릴 수 있는 상품으로, 특화한 암 진단비, 입원비 등 담보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KB손해보험은 지난 3월 초 가입 상한 연령을 35세로 높인 ‘KB 금쪽같은 자녀보험 플러스(Plus)’를 출시했다. KB손보는 경제 활동 시작으로 보험 가입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사회초년생들이 저렴한 보험료로 다양한 위험에 대비할 수 있도록 가입 연령을 확대했다는 입장이다. KB손보에 따르면 해당 상품은 지난 3월 한 달간 약 2만9000건 판매돼 지난해 자녀보험 월평균 판매량(약 1만4000건)보다 2배 이상 늘었다. 3월 가입자 중 20∼30세 가입자가 약 34%였으며, 31∼35세 가입자가 약 16%를 차지했다. 이외에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도 어린이보험 가입 연령을 기존 0∼30세에서 0∼35세로 늘렸다.
이러한 추세는 가성비 좋은 어린이보험을 앞세워 보험 가입 증가율이 저조한 청년층을 자사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보험연구원 등에 따르면 2010∼2019년 개인형 생명보험 상품의 연평균 신계약 건수 증가율은 30세 미만(-5.5%)과 30대(-7.2%), 40대(-3.3%)에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장기손해보험 상품의 연평균 신계약 건수 증가율은 60세 이상이 20.9%로 가장 높았고, 50대(9.9%), 30세 미만(2.6%), 40대(2.5%), 30대(0.5%) 순이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성인 가입자가 늘어남에 따라 어린이보험 손해율이 증가할 경우, 결국 향후 기존 어린이보험 고객의 보험료가 늘거나 혜택이 줄어드는 등 간접적인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상존한다.
◆청년층 특화 가성비 보험도 출시

청년층에 특화한 보험 상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현대해상은 지난달 18일 가성비를 중시하고 합리적 소비를 선호하는 2030세대 특성에 맞게 보장을 구성한 ‘#굿앤굿2030종합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20세부터 최고 40세까지 가입 가능하다. 현대해상은 “3대 질환(암·뇌·심장) 등 중대 질병과 같은 핵심 보장 위주로 가입할 수 있다”며 “운전자 관련 보장 및 배상책임 담보 등을 추가해 종합적인 형태도 합리적인 보험료로 가입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가입자에게는 ‘하이헬스챌린지’라는 현대해상 헬스케어 서비스도 제공돼 다양한 건강 관리 방안을 받아볼 수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 2월 30대 고객 전용 상품인 ‘내돈내삼’을 선보였다. 내돈내삼은 ‘내 돈으로 직접 가입하는 내 삼성화재 건강보험’이라는 뜻으로, 30대가 되면 부모님을 통해서가 아니라 직접 보험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점에서 착안한 이름이다. 삼성화재는 “핵심 담보 위주의 합리적인 보험료로 가성비 좋은 보험 가입이 가능한 것이 이 상품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30대 전용 상품인 만큼 30세부터 40세까지만 가입할 수 있고, 선택에 따라 90세 또는 100세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20∼30대는 (보험) 가입률이 낮아지는 추세”라며 “가입률이 낮다는 것은 반대로 새로운 시장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인 만큼, 각 사가 20∼30대 고객을 타깃으로 하는 상품 출시나 이벤트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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