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안대교 상판에 선 형제복지원 피해자 “정부·부산시 체계적 배·보상안 마련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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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홀로코스트'로 불리는 형제복지원 사건의 피해자 최승우(55) 씨가 부산 광안대교에서 고공 단식농성을 벌였다.
최 씨는 정부가 형제복지원 등 국가폭력 피해자를 홀대하는 한편 배·보상 문제에도 소극적이라며 체계적 지원책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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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원 호소… 13시간 만에 내려와
‘한국판 홀로코스트’로 불리는 형제복지원 사건의 피해자 최승우(55) 씨가 부산 광안대교에서 고공 단식농성을 벌였다. 최 씨는 정부가 형제복지원 등 국가폭력 피해자를 홀대하는 한편 배·보상 문제에도 소극적이라며 체계적 지원책 마련을 촉구했다. 최 씨는 2019년과 2020년 두 차례에 걸쳐 927일간 국회 앞 노숙농성을 벌이며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법안 제정을 위해 목소리를 낸 바 있다.
14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최 씨는 이날 오전 5시19분 광안대교 상판 난간부에 올랐다. 최 씨는 박형준 부산시장과의 면담이 이뤄지기 전까지 단식·고공 농성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특공대를 보내 상황을 살폈으며, 소방 또한 추락 방지용 에어매트를 설치하는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최 씨는 경찰이 전달한 밧줄에 몸을 묶는 등 최소한의 안전 보호 장비만을 갖춘 채 농성을 벌이다가 13시간 만인 오후 6시 5분 다리에서 내려왔다.
최 씨는 광안대교에 오른 이유로 정부의 국가폭력 피해자 홀대와 지지부진한 배·보상 체계를 꼽았다. 최 씨는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 기시다 총리와 만나 이야기할 때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책임을 우리 국가가 지겠다고 했다. 국내의 여러 국가폭력에 대해 말 한 마디 않다가 외국에 가서 그런 말을 한 것에 화가 났다”며 “부산시는 형제복지원 피해자지원센터를 만들어 놓고도 체계적인 배·보상 지원을 안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피해자 각자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국가폭력을 저지른 국가가 먼저 나서서 피해자들의 경제적 지원 체계를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호소했다.
시는 형제복지원 피해자에게 의료비나 트라우마 치료 등을 지원한다. 그러나 생계비 등 직접적 경제 지원은 빠졌다. 피해자 대부분은 10대 전후 어린 나이에 형제복지원으로 끌려가 교육 받을 기회를 빼앗긴 데다 사회적 낙인까지 작용해 상당수는 지금도 생계난을 겪는다. 2021년 5월에는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이 처음으로 국가 상대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해 법원이 강제조정 결정을 내렸지만, 법무부는 피해 사실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조정에 나서지 않았다. 이후 지난해 8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가 이들이 당한 국가폭력 피해를 인정한 뒤 전국에서 국가 상대 손해배상 소송이 산발적으로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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