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탈당에 … 黨진상조사·윤리감찰 올스톱
민주당 조사 '셀프 무력화'에
당내서도 비판 목소리 이어져
이재명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
국힘 "의혹마다 꼬리 자르기
민형배처럼 복당 망상 안돼"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가상자산 거액 투자로 논란의 중심에 선 지 9일 만에 탈당했다. 김 의원은 가상자산 투자와 관련해 어떠한 불법도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결국 탈당을 결단한 셈이다. 그러나 탈당에 따라 본인이 자청해 시작된 진상조사도 무력화시켰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14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날 김 의원이 당에 탈당계를 제출하면서 탈당 절차가 완료됐다. 김 의원 탈당으로 당 차원의 자체 진상조사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긴급 지시한 윤리감찰은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무소속 의원을 민주당이 자체 조사할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코인 투자 논란이 불거진 직후부터 적극 해명했지만 시장가치가 확실하지 않은 소위 '잡코인'을 수시로 사고팔면서 수익을 추구한 사실이 드러나자 국회의원으로서 부적절하다는 여론이 거세졌다. 특히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인사청문회나 이태원 참사 현안 보고가 이뤄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도중 거래를 한 정황이 나오자 이 대표가 긴급 윤리감찰을 지시할 정도로 당내 입지가 급격하게 좁아진 것도 탈당을 결정한 요인으로 풀이된다.
이날 탈당에 대해 김 의원은 당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한 '선당후사'적 결단이라고 했지만 당 안팎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날 김 의원의 탈당 소식이 전해진 후 국회에서 진행된 민주당 '쇄신 의원총회'에서는 김 의원을 향한 성토가 이어졌다고 한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의 진상조사가 진행되는 와중에 김 의원의 무책임한 탈당에 대해 구성원들이 다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이 탈당하는 것으로 (지도부가) 손을 놔버리면 다 끝난다고 생각한다"며 "당대표가 쇄신의 칼을 들고 휘두르라고 말씀드렸다. 조사도 계속하고 국회 윤리위원회 제소도 즉각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의총 전 페이스북에 "우려한 대로 김 의원은 탈당 수순을 밟았다. 당의 징계 절차를 무력화시키는 것이냐"며 "당원에 대한 사과를 운운하며 국민에 대한 책임은 피해가는 '꼼수 탈당'"이라고 비판했다.
여당에서도 지적이 이어졌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쇄신 의총으로 의혹을 밝힌다더니 탈당부터 시킨 걸 보면 서둘러 꼬리 자르기부터 한 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당에 피해를 주지 않겠다'는 눈물겨운 애당심에 스스로는 대견할지 모르겠지만 김 의원의 탈당으로 그의 머릿속에 국민이 없다는 사실은 더욱 명확해졌을 뿐"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김 의원은 민형배 의원처럼 잠잠해지면 슬그머니 복당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다면 당장 접어라. 철저하고 엄정한 수사로 그 기대가 헛된 망상이라는 것을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의 기습 탈당에 이 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 대표는 "이 나라 국정 일부를 책임지고 있는 민주당 대표로서 안 그래도 어려운 민생고 속에서 신음하시는 국민 여러분께 우리 당 소속 국회의원이 그런 문제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민주당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24시간 불철주야로 국민의 삶을 챙겼어야 할 선출직 공직자로서 책무를 충실히 다하지 못했다는 점, 국민께 실망을 드린 점에 대해서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고개를 숙였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당에서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있고 당내에서도 탈당은 안 된다는 지적이 있다'는 물음에 "법적으로 탈당을 막을 방법은 없다. (개인의) 자유 의사에 근거한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김 의원 탈당에 대해 "민주당의 책임 있는 의원의 모습이며 '자생당생'의 길"이라면서 "김 의원의 정치적·도의적 책임은 막대하지만 법적 판단은 향후 검찰과 사법부의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옹호했다.
[전경운 기자 / 위지혜 기자 / 이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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