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기업에 환영받는 대전…정작 지역 기업은 '탈대전'

신익규 기자 2023. 5. 1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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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금자리를 지방으로 옮기려는 수도권 기업이 이전 및 신·증설 투자 지역으로 충청권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리적 이점 등에 따라 수도권 기업들이 충청권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는 건데, 정작 대전에선 지역 기업의 '탈대전'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부지 조성과 우량 기업 유치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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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이전 고려 기업, 절반 이상이 이전지로 충청권 꼽아
반면 부지 부족에 따라 대전 떠나는 지역 기업 잇따라
신규 산단 조성 및 인센티브 제공해 기업 유치 나서야
대전 안산 첨단국방융합클러스터 산업단지 사진=대전시

보금자리를 지방으로 옮기려는 수도권 기업이 이전 및 신·증설 투자 지역으로 충청권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리적 이점 등에 따라 수도권 기업들이 충청권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는 건데, 정작 대전에선 지역 기업의 '탈대전'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부지 조성과 우량 기업 유치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수도권 기업 159개 사를 대상으로 지방 이전 및 신·증설 의향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5년 내 비수도권 이전 혹은 신·증설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는 응답 비율이 28.9%를 차지했다.

특히 이전 및 신·증설 투자 지역으로 충청권을 꼽는 답변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지방투자 고려 대상 지역은 충청권이 51.4%, 부·울·경 10.8%, 전라권 10.8%, 대구·경북 5.4% 순으로 집계됐다. 지방 이전 및 투자 이유로는 '낮은 입지비용' 42.6%, '부수적 정책 지원' 14.8%, '판매·물류비용 및 시간 절감' 13.1% 등을 답했다. 충청권이 수도권과 인접하면서도 비교적 저렴한 땅값을 보인 까닭에 수도권 기업의 흥미를 끈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 유치에 있어 충청권이 타지역과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입증한 셈이지만, 충청권 주요 도시인 대전은 꾸준한 '탈대전' 기업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표적으로 골프존과 타이어뱅크 본사, 이텍산업, LG화학 등 최근 10여 년 동안 대전을 떠난 매출 100억 원 규모 기업은 모두 17곳에 달한다.

또 지역 내 유일한 '부' 단위 정부부처였던 중소벤처기업부도 세종으로 떠나면서 중소기업에게 내세울 만한 대전만의 이점이 줄어들기도 했다.

대전을 등지는 기업들 상당수는 부족한 산업용지로 허덕인 경험을 갖고 있다.

실제 대전은 전체 면적 539.7㎢ 중 303.93㎢, 절반 이상(56.3%)이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다. 몸집을 키운 기업들이 신·증설할 부지를 찾지 못하면서 마지못해 대전을 떠나고 있다는 얘기다.

지역 내 신규 산업단지 개발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재 대전시는 안산산단을 비롯해 8곳의 산단을 조성하고 있고 여기에 지역 산업용지 부족 현상 해소를 위한 밑그림을 짜는 관련 수급계획 용역도 함께 진행 중이다.

기업을 품을 부지만 마련된다면 지역 기업의 유출을 막고 수도권 기업의 유치도 노려볼 만하다. 최근 시가 유치한 독일 글로벌 제약사 머크사도 수도권에서 마땅한 부지를 찾지 못하던 와중 대전 내 대안 부지를 발견, 공장 설립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당한 부지만 제공된다면 수도권 신·증설을 고심하는 기업들에게도 대전이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점을 방증한 셈이다.

다만 기업의 보금자리가 될 신규 산단의 원활한 추진과 우량 기업 유치는 숙제다.

지역 기업 관계자는 "이미 기업이나 공공기관 할 것 없이 대전의 지리적 이점을 높게 평가하고 있지만 신규 산단 조성이 동력을 잃고 표류할 수도 있다는 점이 걱정거리"라며 "산단이 조성되더라도 굵직한 우량 기업을 유치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세제 혜택을 비롯한 파격적인 인센티브가 뒤따라야 우량 기업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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