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회서 '클래스' 뽐낸 임성재 "PGA챔피언십도 좋은 성적을"

▲ 우리금융 챔피언십 우승 트로피 들어 보이는 임성재

3년 7개월 만의 국내 대회 나들이에서 '5타 차 뒤집기'로 우승을 일군 임성재는 곧장 미국으로 넘어가 출전할 메이저대회 PGA 챔피언십에서도 기세를 이어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임성재는 오늘(14일) 경기도 여주 페럼클럽에서 막을 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을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첫날부터 시차 적응하기 힘들었다. 나흘 동안 정신력으로 버틴 것이 우승의 희망을 가져왔다"면서 "우승까지 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임성재는 지난 11일 개막한 우리금융 챔피언십에서 나흘간 합계 10언더파 278타를 기록, 이준석(호주)을 한 타 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2019년 10월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이후 3년 7개월 만에 KPGA 코리안투어 대회에 나선 임성재는 이번 우승으로 자신이 출전한 코리안투어 대회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달성했습니다.

특히 임성재는 제네시스 챔피언십과 이번 대회에서 각각 마지막 날 선두에 7타, 5타 차 열세를 극복한 역전 우승으로 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한국의 대표주자다운 '클래스'를 입증했습니다.

이번 대회 1라운드 공동 24위에 자리했던 그는 2라운드 공동 8위, 3라운드 공동 4위에 올랐고, 최종 라운드에서 4타를 줄이며 역전극을 펼쳤습니다.

임성재는 "오늘 초반에 보기 2개가 나오며 우승과 멀어지나 싶었는데, 중반에 선두와 타수 차이가 크지 않은 것을 알고 '해볼 만하다'고 봤다"고 되짚었습니다.

임성재는 최종 라운드 중반 선두로 치고 나갔던 이준석에게 3타 차로 밀리다가 12번 홀(파5) 이글로 한 타 차를 만들었고, 다음 홀 버디로 단숨에 균형을 이뤘습니다.

이준석과 공동 선두가 이어지던 18번 홀(파5)에선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리고도 완벽한 벙커샷으로 기회를 만들었고,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더 가까운 버디 퍼트를 넣지 못한 이준석을 제쳤습니다.

임성재는 "12번 홀 이글 때 우승 경쟁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그때 1타 차라는 것을 알고 마지막 홀에서 승부가 나겠구나 싶었다"며 "18번 홀 두 번째 샷의 라이가 좋지 않아 힘들겠다고 생각했지만, 세 번째 샷을 완벽하게 그린에 올려 버디를 잡을 수 있었다"고 우승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이번 대회엔 최종 라운드 1만 1천213명을 포함해 나흘간 2만 148명의 갤러리가 몰려 임성재의 플레이를 지켜봤습니다.

임성재는 "3년 7개월 만에 출전해 국내 팬들을 만나 기분이 좋았다. 평일에도 많은 분이 오셔서 놀랐고, '4년 동안 PGA 투어에서 잘해왔구나'라고 몸소 느꼈다"며 "티잉 구역 뒤까지 가득 찬 갤러리를 보고 매우 행복했다"고 감사함을 전했습니다.

팬들의 응원 속에 트로피까지 들어 올리며 기운을 얻은 임성재는 내일 미국으로 떠나 18일 개막하는 PGA 투어 메이저대회 PGA 챔피언십에 나섭니다.

임성재는 "미국으로 돌아가 다시 시차 적응을 해야 할 것 같다"며 "이번 우승의 기운을 받아 PGA 챔피언십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강조했습니다.

나아가 올가을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도 임성재가 준비하는 큰 대회 중 하나입니다.

임성재는 "아시안게임은 한 번밖에 없는 기회다. 프로 2명(임성재, 김시우)과 아마추어 2명(조우영, 장유빈)이 출전하는데, 4명의 호흡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단체전에서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 조우영, 장유빈을 만날 때마다 '너희들이 중요하다'고 얘기한다"며 미소 지었습니다.

그는 "10년, 20년이 지나면 나보다 좋은 한국 선수가 PGA 투어에 많이 나오겠지만, 그때까진 한국에서 가장 잘하는 선수로 남고 싶다"며 "PGA 투어에서 살아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KPGA 제공, 연합뉴스)

유병민 기자yuballs@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