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만 4조원'...유럽 돌며 무기 받는 젤렌스키 vs 몰리는 러시아군

신은별 2023. 5. 14.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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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3, 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와 독일을 찾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독일 대통령 관저인 벨뷰궁 방명록에 "우크라이나 현대사에서 가장 어려운 시기에 독일은 우리의 진정한 친구이자 믿을 수 있는 동맹임을 입증했다"고 썼다.

지난해 2월 개전 이후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규모(27억5,000만 유로·4조105억 원)와 맞먹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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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13~14일 이탈리아·독일 방문
'4조원 무기 패키지' 등 순방 선물 '두둑'
'강력한 군사지원' 바탕... 대러 방어력↑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3일 프란치스코 교황을 접견하기 위해 바티칸을 찾아 손을 흔들고 있다. 바티칸=AFP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3, 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와 독일을 찾았다. 그는 올해 들어 영국·프랑스·벨기에(2월), 폴란드(4월), 핀란드·네덜란드(5월) 등 유럽 국가들을 부지런히 돌고 있다. 순방 목표는 '더 확실한 지원'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미국에만 무기 지원을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럽에서 환영받았다. 무기 지원에 미온적이었던 독일은 그의 도착을 앞두고 '4조 원 규모의 무기 패키지' 선물을 내놨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활동 반경이 넓어질수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힘은 상대적으로 위축되고 있다. 러시아 군용기 4대가 공격을 받아 추락하고, 러시아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미사일 방어체계를 무력화하려다 되치기 당하는 등 밀리는 모습이 최근 들어 자주 포착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4일 독일 베를린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베를린=AFP 연합뉴스

독일 '4조원 무기' 통 큰 선물... 이탈리아 "승리에 베팅"

젤렌스키 대통령은 14일 독일 베를린에서 올라프 숄츠 총리,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 등을 만났다고 독일 언론 디벨트가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독일 대통령 관저인 벨뷰궁 방명록에 "우크라이나 현대사에서 가장 어려운 시기에 독일은 우리의 진정한 친구이자 믿을 수 있는 동맹임을 입증했다"고 썼다.

이는 독일이 '통 큰 선물'을 준비했기 때문이다. 독일 국방부는 13일 "27억 유로(약 3조9,376억 원) 규모의 무기 패키지를 추가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개전 이후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규모(27억5,000만 유로·4조105억 원)와 맞먹는 규모다. 레오파르트1 전차 30대, 마더 장갑차 20대, 아이리스-T 대공방위시스템 4대 등이 포함됐다.

이는 독일의 확실한 노선 변화를 뜻한다. 독일은 제2차 세계대전 전범국이라는 과거, 다른 서유럽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러시아와의 관계 등을 이유로 살상 무기 지원을 주저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독일에서 유럽 통합에 기여한 이가 받는 샤를마뉴상을 받는다.

이탈리아에서도 젤렌스키 대통령은 강력한 지원 메시지를 확보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계속 공급하고 전쟁 후에도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겠다"며 "이탈리아는 우크라이나 승리에 베팅했다"고 강조했다.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만난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편에 서달라'는 메시지도 전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중립을 지키겠다'는 원론적 발언을 했지만, 교황청이 외교적 중립을 전통으로 삼고 있기에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교황청은 “교황은 가장 연약하고 무고한 전쟁 희생자들을 위한 인류의 몸짓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교황은 개전 이후 수차례 러시아를 비판한 바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오른쪽) 대통령이 13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회담장으로 향하고 있다. 로마=EPA 연합뉴스

"러시아군 항공전력 최대 손실"... 대반격의 서막?

미국과 유럽의 대대적 지원에 힘입어 우크라이나의 군사력이 최근 강화됐다.

13일 러시아 타스통신은 우크라이나 북동부와 인접한 브랸스크 지역에서 전투기 2대, 헬기 2대가 추락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가 이유를 밝히지 않았으나 우크라이나의 매복 공격에 무게가 실렸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개전 이후 러시아 공군 전력의 최대 손실"이라고 평가했다.

이달 4일에는 러시아가 극초음속미사일 '킨잘(Kh-47)'로 우크라이나의 패트리엇 미사일 방어체계를 타격하려다 도리어 요격됐다고 미국 CNN이 12일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12일에는 러시아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루한스크 지역의 연료 창고와 산업단지가 공격을 받았는데, 러시아는 이에 대해 "'스톰 섀도'(Storm Shadow)가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스톰 섀도는 영국이 최근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공대지 순항 미사일로, 사거리가 300㎞에 달한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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