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입국자 신속 추방정책 종료 후 美·멕시코 국경서 하루 6300명 체포

박영준 2023. 5. 14.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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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이민자에 대한 신속 추방을 위해 실시한 '타이틀 42'가 종료된 뒤 우려했던 불법입국자 급증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이민자들이 국경으로 모여들고 열악한 환경에 놓이면서 인권 침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의 발표를 인용해 타이틀 42 종료 전 하루 평균 1만명의 불법 이민자를 체포한 반면 타이틀 42 종료 다음 날인 12일 6300명만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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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증 사태 없이 비교적 안정세
접경 도시엔 2만7000명 대기
열악한 환경… 인권 침해 우려

미국이 이민자에 대한 신속 추방을 위해 실시한 ‘타이틀 42’가 종료된 뒤 우려했던 불법입국자 급증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이민자들이 국경으로 모여들고 열악한 환경에 놓이면서 인권 침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의 발표를 인용해 타이틀 42 종료 전 하루 평균 1만명의 불법 이민자를 체포한 반면 타이틀 42 종료 다음 날인 12일 6300명만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정책 종료 전 우려했던 불법입국자 폭증 사태가 일어나지 않은 것이다.
오도 가도 못하는 난민 신세 멕시코 접경 도시 마타모로스의 리오그란데강 인근에 설치된 임시 이민자 캠프에 13일(현지시간) 허름한 텐트들이 줄지어 설치돼 있다. 불법이민자를 신속 추방하기 위한 행정조치인 ‘타이틀 42’가 종료된 뒤 미국 입국을 위해 마타모로스로 모여든 난민들은 오히려 더 강경해진 불법이민자 정책의 변화 속 기약없는 입국신청 절차를 기다리던 중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풍우까지 만나면서 더욱 열악한 상황에 처했다. 마타모로스=AP연합뉴스
라울 오르티스 국경순찰대 대장은 전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지난주에 모두 6만7759명의 불법 이주민을 체포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루 평균으로는 9679명이 체포된 것으로 3월 하루 평균(5200명)보다 1.8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그러다 정책이 시행된 뒤 순식간에 체포된 이민자 수가 3월 평균치 수준으로 돌아갔다. 새로 적용된 불법이민 정책이 더 강경한 탓으로 분석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타이틀 42를 종료하고, 종전에 실시하던 ‘타이틀 8’로 돌아갔다. 타이틀 8은 온라인 입국 신청을 포함해 신원 확인을 위해 더욱 엄격한 절차를 적용한다. 타이틀 42의 경우 추방돼도 다시 입국을 시도할 수 있었지만, 타이틀 8은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았거나 무단으로 미국 국경을 넘어왔다가 적발되면 곧바로 본국으로 추방되고 5년간 재입국이 금지된다. 단순 추방이 아닌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정책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정책보다 더 엄격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타이틀 42 정책 종료를 앞두고 멕시코 국경으로 모여들었던 난민들은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 외신은 멕시코 국경 도시에 2만7000명이 대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타이틀 8에 따른 본국 추방 및 재입국 금지를 피하기 위해 입국 신청 절차를 한없이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멕시코의 접경 도시 마타모로스에는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풍우가 내리면서 수천 명의 이민자들이 열악한 상황에 놓였다. 간이텐트 등에 의지하고 있는 이민자들은 하루 한 끼를 겨우 먹고, 강에서 목욕을 하고, 텐트 근처의 화장실은 포화상태라고 WP는 보도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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