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체류 외국인 열손가락 지문 등록 조속히 이뤄져야”

지명훈기자 2023. 5. 14.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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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체류 외국인의 열손가락 지문 등록은 수사 및 출입국 당국의 필요 뿐 아니라 당사자의 권리보호와 안전을 위해서도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서울경찰청 과학수사과 이지연 경위는 12일 순천향대(총장 김승우) 법과학대학원 주최 '한국CSI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단기체류 외국인의 십지(열손가락)지문 등록 필요성'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단기체류 외국인이 범죄를 저지른 경우 현장에 검지 이외의 지문만 남아 있으면 용의자 추적이 어렵고, 검지가 훼손된 채 사망하면 신원 확인이 어렵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이 경위는 "미국과 캐나다에 이어 중국, 태국 등이 국가안보 및 치안유지 차원에서 단기체류 외국인에게 열손가락 지문등록을 요구하고 있다"며 "지문날인이 기본권 침해 보다는 범죄검거와 신원확인 등 공익에 보다 부합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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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CSI학회, 단기체류 외국인 열손가락 지문 등록-법과학의 재판정 역할 확대 등 논의
“단기체류 외국인의 열손가락 지문 등록은 수사 및 출입국 당국의 필요 뿐 아니라 당사자의 권리보호와 안전을 위해서도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서울경찰청 과학수사과 이지연 경위는 12일 순천향대(총장 김승우) 법과학대학원 주최 ‘한국CSI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단기체류 외국인의 십지(열손가락)지문 등록 필요성’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단기체류 외국인이 범죄를 저지른 경우 현장에 검지 이외의 지문만 남아 있으면 용의자 추적이 어렵고, 검지가 훼손된 채 사망하면 신원 확인이 어렵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법무부는 체류기간이 90일을 초과하는 장기체류 외국인은 열손가락 지문과 얼굴 정보를 등록하고, 90일 이내 단기체류 외국인은 양쪽 검지지문만 등록하도록 하고 있다. 이 경위는 “최근 들어 단기체류 비자로 입국했다가 불법체류하면서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가 크게 늘어 열손가락 지문 등록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덧 붙였다.

토론에 나선 같은 부서 민동기 경장은 “열손가락 지문등록은 손가락의 둥근 표면전체를 등록하는 회전 날인 방식인데 검지지문 등록은 접촉면만 등록하면 되는 평면 날인 방식이어서 삼각도 등이 지문 특성이 잘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괘 많다”며 “단기체류 외국인의 지문 날인 방식부터 우선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단기체류 외국인의 십지(열손가락)지문 등록 필요성’이란 주제 발표를 한 서울경찰청 과학수사과 이지연 경위. 순천향대 제공
이 경위는 “미국과 캐나다에 이어 중국, 태국 등이 국가안보 및 치안유지 차원에서 단기체류 외국인에게 열손가락 지문등록을 요구하고 있다”며 “지문날인이 기본권 침해 보다는 범죄검거와 신원확인 등 공익에 보다 부합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설명했다.

지문 등록에는 부정적 시각도 적지 않다. 시민들이 주민등록증 발급시 열손가락 지문날인에 대해 제기한 위헌 소송에 대해 2015년 5월 헌법재판소가 위헌이 아니라고 결정하자 참여연대 등은 “디지털 시대 개인의 고유한 생체정보 보호가 중요한 데 실망스러운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학술회의에서는 수사와 재판 과정의 법과학적 접근 필요성에 대한 논의도 활발했다. 경찰청 워싱턴 주재관을 지낸 윤외출 전 경남경찰청 수사부장은 “공판중심주의인 미국 재판정에서는 법의학 및 법과학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해 모든 증거를 면밀하게 검토하는데, 한국 재판정에서는 수사자료를 둘러싼 검사와 변호사의 공방이 주로 이뤄지다 보니 유죄율이 90%를 넘는다”며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고 억울한 피해자를 줄이기 위해 우리 법정에서도 법과학이 보다 많은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12일 순천향대 법과학대학원 주최 ‘한국CSI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인삼라을 하는 김정식 순천향대 법과학대학원장. 순천향대 제공
김정식 순천향대 법과학대학원장도 “앞으로 증거 수집·분석의 절차적 적법성과 증거의 법과학적 타당성, 법과학 전문가의 증언이 보다 중요하게 취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2011년 9월 법과학대학원 주최의 국제학술회의에 미국 OJ 심슨 살인사건의 무죄 평결을 이끈 헨리 리 당시 뉴헤이븐대 교수를 초청해 당시까지 국내에서 거의 관심을 받지 못했던 ‘형사 피의자 방어권’ 논의에 불을 지폈다.

2011년 9월 충남 아산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에서 수사기관만 법과학을 독점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는 헨리 리 당시 뉴헤이븐대 교수. 동아일보 DB
당시 리 교수는 학술회의에 앞서 동아일보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실체적 진실과 밝혀낸 진실, 믿고 싶은 진실을 구분해야 하는데 정보를 제공하는 국가기관 등에 의해 판단력이 흐려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따라서 수사와 재판에서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는 법과학적 접근을 보다 중시해야 하며 피의자 및 피고인의 방어권을 위해 법과학이 수사기관에만 독점되지 않도록 해아 한다”고 강조했다.

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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