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발 없는 민식이법…한 달 새 등굣길 3명의 천사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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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8일 배승아(9) 양부터 지난달 28일 황예서(10) 양에 이어 지난 10일 조은결(8) 군까지, 한달여 새 부산 대전 수원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어린이 3명이 잇따라 목숨을 잃었다.
14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달 28일 부산 영도구 청동초 등굣길에서 사고를 당한 고(故) 예서 양 아버지 A 씨가 지난 9일 올린 글(국제신문 지난 12일 자 1면 보도)이 확산하면서 많은 안타까움과 공분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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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 화물에 깔린 10살 예서
- 신호위반 버스에 치인 8살 은결
- 음주차량에 희생 9살 승아까지
- 부산서 수원서 대전서 잇단 사고
- 청동초서 사고 낸 업자 구속
- 스쿨존 펜스 등 시설 강화 이어
- 국민 정서에 맞는 법 집행 촉구
지난달 8일 배승아(9) 양부터 지난달 28일 황예서(10) 양에 이어 지난 10일 조은결(8) 군까지, 한달여 새 부산 대전 수원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어린이 3명이 잇따라 목숨을 잃었다. 피해 부모들은 자식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며 가해자 처벌과 엄격한 법 집행,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14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달 28일 부산 영도구 청동초 등굣길에서 사고를 당한 고(故) 예서 양 아버지 A 씨가 지난 9일 올린 글(국제신문 지난 12일 자 1면 보도)이 확산하면서 많은 안타까움과 공분을 사고 있다. 예서 양은 학교 인근 어망 제조업체 대표 B 씨가 면허 없이 지게차를 조작해 화물을 내리는 작업을 하다 떨어뜨린 대형 짐에 깔려 숨졌다.
A 씨는 ‘부산 영도구 황예서 아빠입니다’는 제목의 글에서 딸의 생전 모습을 기억하기 위해 태권도 도복을 입은 사진과 생일 케이크 촛불을 끄는 영상을 올렸고, 이 글이 SNS와 블로그 등으로 퍼지면서 게시물마다 누리꾼의 애도와 스쿨존 안전 조치를 요구하는 원성 섞인 댓글이 빼곡했다. A 씨는 지난달 30일에 이어 두 번째로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썼다.
누리꾼은 “가해자 처벌만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우리 동네도 비슷한 위험지가 많다. 재발 방지를 위한 특단의 대처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지난 12일 B 씨는 업무상과실치사상, 건설기계관리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지난 10일에는 경기 수원 스쿨존 내 횡단보도를 건너던 초등학생 은결 군이 우회전 신호를 위반한 시내버스에 치여 숨졌다. 당시 부모는 횡단보도 맞은 편에서 아이를 기다리다가 사고 현장을 목격했다. 은결 군 부모는 사고 이튿날 아이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한 데 이어, 지난 12일 스쿨존 내 안전 대책 강화 등을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을 올렸다. 14일 오전까지 1만5000명 이상 동의했다.
은결 군 아버지는 “민식이법(2020년 3월 시행)이 있으면 뭐하나. 사건은 계속 터진다. 진짜 중요한 법이 뭔지 생각하고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스쿨존 내 펜스 등 안전장치 강화와 운전면허 관리법·단속 강화 등을 청원했다.
지난달 8일 대전에서는 9세 승아 양이 스쿨존 내 인도를 걷다가 만취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졌다. 승아 양의 유족도 언론에 아이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고 가해자 엄벌을 촉구했다.
스쿨존 내 어린이 사망사고가 잇따르자 전문가들은 엄격한 법 집행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지난 13일 악사손해보험이 19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 14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2년 운전자 교통안전 의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7%가 ‘민식이법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답했다. 스쿨존 어린이 교통사고는 2019년 567건에서 2020년 483건으로 감소했다가 2021년엔 523건으로 다시 증가했다. 민식이법이 없던 2017년(479건)과 비교하면 늘었다.
도로교통공단 부산지부 최재원 교수는 “스쿨존 내 시설물 강화도 필요하지만 시간이 걸리는 만큼 우선 법원에서 스쿨존 교통사고에 대해 국민 법감정에 맞는 판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 최근 대법원에서 스쿨존 사고와 관련된 양형기준이 강화됐는데 이를 실질적으로 집행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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