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차도 버틴 '아이언맨' 임성재, 5타차 역전 우승... "PGA서 잘해왔구나, 매우 행복했다"

안호근 기자 2023. 5. 14.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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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임성재가 14일 KPGA 코리안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뒤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KPGA
한국 남자 골프를 대표하는 '아이언맨' 임성재(25·CJ대한통운)가 압도적인 클래스를 보여줬다.

임성재는 14일 경기도 여주 페럼클럽(파72·7232야드)에서 열린 한국남자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총상금 15억 원·우승상금 3억 원)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하나와 버디 4개, 보기 2개를 엮어 4언더파 68타를 적어냈다.

최종 합계 10언더파 278타를 친 임성재는 3년 7개월 만에 출전한 코리안투어에서 5타 차 열세를 뒤집는 기적적인 역전 우승으로 존재감을 뽐냈다.

임성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도 2승을 챙긴 한국 간판 골퍼다. 남자 골프 세계랭킹 18위로 국내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에 올라 있다.

국내 투어 대회에서는 2019년 10월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섰던 임성재는 이후 PGA 무대에만 전념했다. 지난해엔 초대 대회를 개최한 우리금융 챔피언십에 출전하려 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아쉬움을 삼켰다. 올 시즌 다시 초청을 받은 임성재의 출전 소식이 전해지며 국내 골프 팬들이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3번 홀에서 임성재(가운데)의 티샷을 지켜보는 구름 갤러리들. /사진=KPGA
이번 대회는 임성재로 시작해 임성재로 끝났다. 지난주 PGA 투어 웰스 파고 챔피언십에 출전한 그는 귀국하자마자 대회에 나섰다. 많은 갤러리가 그를 보기 위해 여주 페럼클럽에 몰려 들었지만 대회 초반 시차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1라운드 1언더파로 공동 24위에 그치며 시작했지만 임성재는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2라운드 3언더파로 공동 8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린 임성재는 3라운드 다시 2타를 줄이며 공동 4위로 4라운드를 시작했다. 이날만 무려 1만 1213명의 갤러리가 운집했고 4라운드 합계 2만 148명이 여주 페럼CC를 찾았다. 올 시즌 KPGA 단독 주관 대회 중 가장 많은 갤러리수다.

그러나 임성재의 우승을 예상하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선두 최진호와 차이가 5타에 달했기 때문. 1위 최진호와 2위 윤상필이 라운드 초반부터 부진을 겪었다. 그 사이 임성재가 치고 나갔다. 그 사이 호주 교포 이준석이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고 3타 밀려 있던 임성재는 12번 홀(파5)에서 이글을 성공시켰다. 세컨드샷을 홀컵 3m 가까이에 붙였고 정교한 이글 퍼트로 단숨에 선두 경쟁에 합류했다.

왜 자신이 '아이언맨'으로 불리는 지를 국내 팬들 앞에서 증명했다. 13번 홀(파4)에서 세컨드샷을 홀에 바짝 붙이며 버디를 잡아내 공동 선두로 도약하더니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승부사 기질을 발휘했다. 이준석이 투온에 성공하고 임성재는 그린 벙커에 공을 빠뜨렸다.

경기 후 임성재는 "우승까지 할 수 있어 기쁘다. 첫날부터 시차 적응하기 힘들었다. 나흘 동안 정신력으로 버텨왔다"며 "정신력으로 버틴 것이 우승에 대한 희망을 가져왔던 것 같다. 경기 초반 우승과 멀어지나 싶다고 생각했다. 경기 중반 (이)준석이 형이 선두인 것을 알고 경쟁에 뛰어들었다"고 전했다.

우승을 확정지은 뒤 감격스러워 하는 임성재. /사진=KPGA
2019년 제네시스 챔피언십에 이어 또다시 역전 우승. 임성재는 "역전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경기 초반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오늘 전반 홀에서 보기 2개를 범해 힘들다고 생각했다"면서도 "경기 중반에 리더보드 상단에 있는 선두와 타수 차이가 많이 나지 않은 것을 알고 '해볼만 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정교한 샷과 강철 멘탈까지 '왜 임성재인가'를 보여주는 대회였다. 자신이 출전한 코리안투어 2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거머쥔 임성재는 이번 우승 상금으로 3억 원을 손에 넣었다.

임성재는 "약 3년 7개월 만에 출전해서 국내 팬들을 만나 기분이 좋았다. 평일임에도 많은 갤러리들이 찾아와 놀랐다"며 "4년 동안 PGA투어에서 내가 잘해왔구나 몸소 느낄 수 있었다. 티잉구역 뒤까지 가득 차있는 갤러리를 보고 매우 행복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성재를 제치고 자신의 후원사인 우리금융그룹이 타이틀 스폰서 대회 우승을 통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었던 이준석은 마지막 퍼트로 고개를 떨궈야 했다.

지난 대회 우승자 '장타왕' 정찬민은 이날만 5타를 줄였지만 전날까지 이븐파에 그쳤던 부진을 만회하지 못하고 강경남 등과 함께 5언더파 283타로 공동 7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시상식 후 인터뷰를 하고 있는 임성재. /사진=KPGA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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