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대통령 거부권 건의로 극한 치닫는 간호법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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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여당은 14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간호법 제정안을 논의한 끝에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가 불가피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지난 4일 정부에 이송된 간호법 제정안은 16일 국무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며,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시 국회재의 대상이 된다.
정부와 여당은 이날 간호법 제정안이 관련 직역 간 갈등을 심화시키고 의료현장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거부권 행사를 정당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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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극한 대치 이어질듯
정부와 여당은 14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간호법 제정안을 논의한 끝에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가 불가피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지난 4일 정부에 이송된 간호법 제정안은 16일 국무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며,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시 국회재의 대상이 된다. 양곡관리법에 이은 제2호 거부권 사례가 된다.
정부와 여당은 이날 간호법 제정안이 관련 직역 간 갈등을 심화시키고 의료현장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거부권 행사를 정당화했다. 간호사 처우개선 등을 위한 법·제도 정비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국민을 갈라치는 정치적 입법은 정당한 방식이 아니라는 데 당정 의견이 일치했다는 얘기다. 노란봉투법, 방송법 처리를 앞두고 야당의 입법 강행에 밀리지 않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는 "사회적 합의 없이 법안이 통과돼 의료현장에 심각한 갈등과 혼란이 발생했다"고 야당에 책임을 돌렸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도 "국가재정을 거덜내고 사회 각계각층의 갈등을 유발하는 데 민주당 정치활동의 목적이 있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지켜봤던 막판 극적 중재는 물 건너갔다. 앞서 여당은 간호법 제정안에 대한 중재안을 제시했으나 야당은 기존 주장과 마찬가지라며 중재안을 거부했다. 법안 명칭을 '간호법'에서 '간호사법'으로 수정하고, '지역사회·의료기관' 문구를 삭제하며, 간호조무사 고졸 학력제한을 폐지하고, 간호·간병통합서비스 규정의 의료법을 존치하는 등 4개 조항이다.
간호법 제정안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앞두고 의료계의 전운은 고조되고 있다. 의료계는 의사와 간호사 두 직역을 지지하는 단체로 편을 갈라 갈등하고 있다. 간호법의 공포를 요구하는 간호사·한의사 단체와 간호법을 저지하려는 의사·치과의사·간호조무사 단체로 나뉘었다. 이제 국민의 생명과 건강, 국민의 안전을 담보로 한 어느 한쪽의 집단휴진이나 업무거부행위 돌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 12일 2만여명이 모여 세를 과시한 대한간호사협회는 거부권 행사 시 간호사 파업을 결의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간호조무사협회를 비롯한 13개 단체가 참여하는 보건복지의료연대도 1, 2차 부분파업에 이어 오는 17일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직역단체 간 극한대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젊은 전공의 중심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입장문에서 "제정 간호법으로는 간호대생 증원이나 간호사 추가 채용을 촉진하기 어렵고 간호사 처우개선을 골자로 한 간호인력인권법이 더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의사들의 부분파업에 동참하지 않고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아예 제3의 법을 만들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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