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D-2 칸 영화제, 韓 영화 7편 출품. 고레에다 히로카즈 등 거장 작품도 풍성 [SS무비]
[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제 76회 칸 국제영화제가 16일 개막한다.
박해일 탕웨이 주연의 ‘헤어질 결심’(박찬욱 감독), 송강호 아이유 주연의 ‘브로커’(고레에다 히로카츠 감독) 등이 경쟁 부문에 진출해 각각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5편의 장편과 2편의 단편 등 총 7편의 작품이 비경쟁 부문에 출품돼, 전 세계 관객들을 만난다.
배우 송강호, 이선균, 홍상수 감독 등 칸이 사랑하는 배우, 감독들은 올해도 칸 영화제를 달굴 전망이다. 한류스타 송중기, K팝 스타인 블랙핑크 제니, 에프엑스 크리스탈, 비비 등이 처음으로 칸 영화제에 초청돼, 이들의 참석도 관심사다.
지난해 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송강호는 김지운 감독의 ‘거미집’으로 8번째 칸 영화제를 찾는다.
‘거미집’은 1970년대 유신 시절, 결말을 다시 찍으려는 영화감독이 정부의 검열과 배우들의 비협조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블랙 코미디물이다. 김 감독은 영화 ‘달콤한 인생’(2004)과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이후 세 번째 칸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받았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은 송강호의 주연작이기도 하다.
지난 2019년 제 72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기생충’의 주연배우였던 이선균은 두 작품을 들고 다시금 칸 레드카펫을 밟는다.
신예 유재선 감독이 연출한 ‘잠’은 잠드는 순간 끔찍한 공포를 이겨내려는 신혼부부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이선균이 수면 중 이상행동을 보이는 남편 현수를, 정유미가 그의 아내 수진을 연기한다. 작품은 프랑스 비평가협회가 신인 감독의 작품을 소개하는 비평가주간에 초청됐고 황금카메라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선균·주지훈 주연의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김태곤 감독)는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다. 짙은 안개 속 붕괴 직전의 공항대교에 고립된 사람들이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칸의 애정을 듬뿍받는 홍상수 감독의 신작 ‘우리의 하루’는 감독주간 폐막작에 선정됐다. 2004년 영화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이후 11번째 칸 초청작이다. ‘우리의 하루’는 연인 김민희를 비롯해 기주봉, 송선미 등이 출연했다.
처음으로 칸 레드카펫을 밟는 스타들도 있다.
한류스타 송중기는 ‘주목할만한 시선’부문에 초청된 김창훈 감독의 첫 장편 ‘화란’으로 데뷔 15년 만에 처음 칸의 레드카펫을 밟는다.
‘화란’은 비참한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조직 세계에 발을 들인 소년이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을 만나면서 펼쳐지는 누아르물이다. 송중기는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을 연기했고 신예 홍사빈이 주인공 연규 역을 맡았다. K팝 스타 비비가 연규의 동생 하얀을 연기해 역시 칸 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블랙핑크 제니는 비경쟁 부문에 초청된 HBO 드라마 ‘더 아이돌’(The Idol)로 칸영화제에 참석한다.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로는 첫 칸영화제 진출이다. 팝스타 위켄드가 주연 및 공동 제작자로도 참여한 이 드라마는 팝 아이돌 스타와 문화 산업의 복잡한 관계를 그렸다.
이외에도 전 세계 영화학교 학생들의 단편을 선보이는 라 시네프(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서정미 감독의 ‘이씨 가문의 형제들’, 한국영화아카데미 황혜인 감독의 ‘홀’ 등 2편이 초청됐다.
비록 한국 작품은 경쟁부문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올해 경쟁 부문은 거장들의 격돌로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황금종려상 수상 경험이 있는 감독만 5명이다.
지난해 한국영화 ‘브로커’를 연출한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괴물’로 올해 황금종려상에 도전한다. 2018년 영화 ‘어느 가족’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 후 5년만이다. ‘괴물’은 큰 호수가 있는 교외의 한 마을에서 싸움이 벌어진 뒤 아이들이 사라지는 이야기로 지난 4월 타계한 류이치 사카모토가 OST를 맡았다.
칸 영화제에 14번 초청받은 영국 거장 켄 로치는 ‘오래된 참나무’로 영화제를 찾는다. 켄로치 감독은 황금종려상 2번, 감독상을 3번 수상한 거장이다.
독일을 대표하는 빔 벤더스 감독은 ‘완벽한 날들’을 출품한다. 이탈리아 난니 모레티 감독의 신작 ‘보다 밝은 내일’, 튀르키예 누리 빌게 제일란 감독의 ‘마른 풀잎들에 관하여’도 경쟁부문에 진출한다.
올해 칸 영화제는 프랑스 마이웬 감독의 ‘잔 뒤 바리’로 열흘간의 포문을 연다. 27일 폐막작은 픽사 애니메이션 ‘엘리멘탈’(감독 피터 손)이다.
mulga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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