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포커스] "단말도 수익모델도 없어"… 이통3사, 28㎓ 대역 포기

김나인 2023. 5. 1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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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와 LG유플러스에 이어 SK텔레콤도 5G 28㎓ 대역에서 손을 뗀다.

정부는 신규 이동통신사를 유치해 5G 28㎓ 대역을 할당하고자 하지만 기존 이동통신사도 수익성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이를 활용할 사업자가 등장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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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LGU+ 이어 SKT도 손떼
사업 수익성 악화 등 원인
"할당 대가 낮춰야" 지적도
연합뉴스

KT와 LG유플러스에 이어 SK텔레콤도 5G 28㎓ 대역에서 손을 뗀다. 이동통신 3사 모두 수익성 문제로 5G 28㎓ 사업을 사실상 포기하면서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정부는 신규 이동통신사를 유치해 28㎓ 대역을 활용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이동통신사도 포기한 28㎓ 대역을 선뜻 활용하겠다고 나서는 사업자를 찾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5G 28㎓ 대역을 활용하려면 주파수 할당 대가를 대폭 낮추고 정부가 나서서 생태계 조성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점검 결과, 지난 4일 기준 SK텔레콤의 28㎓ 대역 기지국 구축 수는 1650대에 그쳤다. SK텔레콤에 부과된 조건은 이용 기간이 종료되는 오는 31일까지 1만5000대를 구축하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과기정통부는 지난 12일 SK텔레콤에 대해 5G 28㎓ 주파수 할당취소 처분을 사전 통지했다. 최종 처분은 이달 말 나온다. 통신 3사는 28㎓ 대역 관련 주파수 투자비용을 손실 처리하기로 했다.

SK텔레콤 측은 "이번 결과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향후 사업 방향 등은 정부와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5G 28㎓ 주파수 대역 할당 후 초고주파 대역 생태계 조성과 BM(비즈니스 모델) 발굴을 위해 노력했지만 제반 환경에 한계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간 이동통신 업계는 28㎓ 전용 단말이 없고 마땅한 수익모델이 없는 상황에서 투자를 이어가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주장해왔다. 28㎓ 대역을 이용하면 이론상 20Gbps(기가비피에스)까지 다운로드 속도가 가능해 주목 받았지만, 직진성이 강한 반면 장애물을 피하는 회절성이 약하고 도달 거리가 짧아 기지국을 훨씬 촘촘하게 설치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초유의 주파수 반납 사태에 정부의 고민도 깊어졌다.

공공재인 주파수를 그대로 두는 것은 자원낭비다. 6G의 전초 단계로 평가받는 5G 28㎓ 산업을 육성시켜야 하는 과제도 있다.

정부는 신규 이동통신사를 유치해 5G 28㎓ 대역을 할당하고자 하지만 기존 이동통신사도 수익성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이를 활용할 사업자가 등장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일본 등에서는 홀로그램, AR·VR(증강·가상현실) 등 5G 28㎓ 서비스를 하고 있고 스페인, 인도 등도 해당 대역 주파수 할당을 하고 있다"며 "현 상황이 안타깝지만 당시 주파수를 할당할 때는 정부와 사업자 모두 최선의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28㎓ 대역 신규 사업자에게 세액공제율 상향, 기(旣)구축 설비 활용, 할당 대가 인하, 최대 4000억 자금 융자 등 지원책을 내놨다.

2분기 중 완화된 의무와 대가를 적용한 주파수 할당방안을 공고할 계획이다. 현재 최종 점검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5G 28㎓ 대역을 활용하려면 주파수 할당 대가를 대폭 인하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미국, 일본 등에서는 5G 28㎓ 대역을 활용하고 있지만, 이용 분야가 한정적이다. 6G 후보 주파수 대역도 7~24㎓(기가헤르츠) 등 어퍼 미드 대역이 꼽히고 있다.

김동구 연세대학교 교수는 "5G 28㎓ 주파수 할당 대가를 대폭 낮추는 대신 기업이 거기에 쓸 비용을 장비에 투자하도록 하고 이용자 요금을 낮춰 생태계를 키우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장비·단말·활용 서비스도 없는 상태에서 통신사업을 해보지 않은 기업이 5G 28㎓ 대역을 활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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