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화균 칼럼] 최먹튀 회장과 김루팡 사원의 `꿈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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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그룹 총수 최먹튀(65) 회장.
K그룹 2년차 김루팡(28) 사원.
K그룹 인력팀은 결국 최먹튀 회장과 김루팡 사원의 '맞짱 대화 자리'를 만들었다.
-김 사원= 회사가 제 건가요? 로열티요? 누구한테 충성을 하라는 거죠? 임원 승진? 그게 가능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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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그룹 총수 최먹튀(65) 회장. 그는 젊은 사원들만 보면 화가 치민다. 복장부터 말투까지 도대체 '네가지'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다. 온종일 코인거래에 정신이 팔린 듯 하다. 일은 뒷전이다. "신입사원 하면 열정과 패기 아닙니까. 회사에 대한 충성심은 기본이고요. 업무가 밀렸는데 칼퇴근하고, 월급 타령만 하고…. 경기가 말이 아니잖아요. 회사 걱정, 나라 걱정에 잠이 안옵니다."
K그룹 2년차 김루팡(28) 사원. 그는 출근만 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온통 '꼰대' 천지다. 더욱 화나는 것은 가끔 먼발치에서 보는 최먹튀 회장의 모습. 일주 일에 한두번, 고급 외산 승용차를 타고 나타난다. 뉴스에서는 회장이 1분기에만 9억원의 급여를 받았다고 한다. 월급이 3억원인 셈. "이것저것 떼고 나면 월급 300만원도 안되요. 놀고 먹는 회장은 100배나 더 받아가잖아요. 열정과 패기, 로열티? 그게 뭔데요?"
K그룹 인력팀은 결국 최먹튀 회장과 김루팡 사원의 '맞짱 대화 자리'를 만들었다. 총수와 Z세대 사원의 간극을 좁혀보자는 취지다.
▶최먹튀 회장= 자네 복장이 그게 뭔가. 청바지까지는 참을 수 있어. 구멍난 청바지는 너무하지 않나?
-김루팡 사원= 뭐가 문제인가요? 유연한 사고를 하라면서요. 편하게 입으라고 하셨잖아요. 게임회사 보세요. 거기는 반바지에 슬리퍼 신고 출근해요.
▶최 회장= 내 참…. 근데 왜 근무시간에 휴대전화로 게임하고 코인거래하고 그러나. 밥값도 못하면서.
-김 사원= 근무시간에는 안해요. 쥐꼬리 월급 받고 어떻게 살아요. 평생 모아봐야 아파트 한채 못사는 데. 투자라도 해야죠. 네이버나 카카오는 월급이 1억원이 넘는다는데. 회장님 별명이 뭔지 아세요? '돈지오반니'예요. 돈 줘봤냐는 애기죠. 많이 줘보세요. 열심히 안하나.
▶최 회장= 월급만보고 회사 다니나. 별(임원 승진)도 달아봐야지.
-김 사원= 회사가 제 건가요? 로열티요? 누구한테 충성을 하라는 거죠? 임원 승진? 그게 가능한가요. 툭하면 외국 대학 출신 컨설턴트가 임원으로 낙하하는데.
▶최 회장= 회장 자리가 힘들어. 곳곳이 지뢰밭이야. 자네들 월급 걱정에 밤에 잠이 안와. 예전같으면 임금 동결 얘기도 나올 법한데.
-김 사원= 열심히 하신다고요? 일주일에 한두번 출근하시잖아요? 벤츠 타고 나와서 잔소리만 하고 나가신다면서요. 임금동결요? 동결할 임금이라도 줬나요? 쥐꼬리인데. 회장님은 월급만 3억에, 성과급도 20억 챙기셨잖아요. 배당도 엄청 받아가시고. 아드님인 금수저 사장도 엄청 챙겨갔고요.
▶최 회장= 금수저? 스펙을 봐라. 미국 최고 대학에 MBA도 땄어. 글로벌 인재야. 외국에선 CEO가 몇 백억원을 성과급으로 받아도 받아들이는데, 왜 한국만 그래.
-김 사원= 스펙은 좋죠. 근데 무슨 컨설팅 회사 리포트만 믿고 선진 경영, 글로벌 경영만 외치잖아요. 듣도보도 못한 미국 회사에 투자했다가 회사 돈 수십억 날렸잖아요. 연예인 스캔들로 개망신도 당했고요. 일반 직원이면 벌써 잘렸을 걸요. 금수저 사장, 내부 정보 이용해 주식 미리 팔아서 돈 많이 벌었다면서요. 증권가에 소문이 파다한데, 해사 행위 아닌가요? 챙피해서 회사 못다니겠네요.
▶최 회장= 아무리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라고 했다고 해서, 오너를 건드리나. 그만해!
-김 사원=한말씀만 더 드릴게요. 저희도 꿈과 희망을 갖고 열심히 일하고 싶어요. 그런 일터를 만들어주세요. 회장님!
어렵게 마련한 대화 자리는 이렇게 서로간의 깊은 골만 재확인한 채 중단됐다.
이 가상인터뷰는 기업 블라인드에 올라온 젊은 직장인의 불만과 바램, 그리고 최근 만난 기업인들의 하소연을 토대로 작성했습니다. 'MZ 마패'라는 신조어가 있습니다. MZ세대는 실수를 해도 못본 척 애써 눈감아 버리는 현상을 말하죠. 그러다보니 길을 잃는 젊은 직장인들이 많다고 합니다. 기업 총수와 CEO, 임원과 팀장, 그리고 선배 직원이 MZ세대 후배와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비전을 찾아가는 그런 날을 그려봅니다.
김화균 국장대우 겸 금융부동산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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