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1년간 2342건 거래···한번에 수십억 이체도

조윤진 기자 2023. 5. 14.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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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코인 초단타' 올인한 김남국
지난해 1월 가입한 지갑 한 곳서
거쳐간 코인 종류만 '45개' 달해
김 의원 소유 지갑 추가로 나올듯
스와프·스테이킹 상품에도 예치
적잖은 이자수익 거뒀을 가능성
[서울경제]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1년여 동안 암호화폐 지갑 ‘클립’ 한 곳을 통해서만 2000건이 넘는 코인을 주고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에 두 번 이상은 직접 코인 이체에 나섰으며 한 번에 20억 원이 넘는 코인을 옮기기도 했다. 김 의원은 변동성이 큰 ‘잡코인(시가총액이 적은 군소 코인)’만을 투자 대상으로 삼았고 암호화폐를 예치할 경우 수십 %의 이자를 주는 예치 서비스 등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일반 투자자로서는 엄두를 내지 못할 만한 투자를 이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서울경제신문이 김 의원의 것으로 특정된 클립 암호화폐 지갑(이하 ‘A지갑’) 분석한 결과 김 의원이 클립에 가입한 지난해 1월 20일부터 올해 2월 말까지 약 1년간 이뤄진 암호화폐 거래는 총 2342건으로 나타났다. 암호화폐 지갑은 코인을 보관·관리하는 일종의 ‘통장’으로, 지갑 주소만 알아도 언제 어떤 코인이 어떤 지갑 주소로 얼마나 옮겨갔는지 등을 모두 볼 수 있다. 이 지갑을 거쳐간 코인 종류만 45개에 달했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 중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평가받는 대형 코인들은 전혀 없었고 변동성이 커 단타 투자자들이 주로 찾는 ‘잡코인’이 대부분이었다.

총 2342건의 거래 중 856건은 김 의원 보유 A지갑에서 다른 지갑으로 전송된 경우였다. 김 의원 보유 지갑에서 다른 지갑으로 보낸 내역이니만큼 김 의원이 직접 거래에 나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김 의원이 직접 다른 지갑으로 이체한 암호화폐는 위믹스(WEMIX)를 포함해 총 37개에 달했다.

논란의 시작이던 위믹스의 경우 16개 외부 지갑에서 A지갑으로 이체돼 5개 지갑으로 대부분이 흘러갔다. 5개 지갑 중 2개는 암호화폐 커뮤니티 등에서 김 의원의 것으로 추정한 지갑이다. 하지만 나머지 3개 지갑은 김 의원의 것인지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위믹스가 대규모로 해당 지갑으로 이동한 만큼 나머지 3개 지갑 중에도 김 의원 소유의 지갑이 있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한 번에 수억 원어치의 위믹스가 A지갑에서 외부 지갑으로 흘러 들어간 흔적도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해 1월 21일 외부 B지갑에서 A지갑으로 위믹스 40만여 개가 이동했고 바로 A지갑에서 C지갑으로 같은 개수의 위믹스가 빠져나갔다. 이후 엿새가 지난 27일에 C지갑에서 A지갑으로 위믹스 41만 개가 이체됐으며 31일에는 다시 58만여 개가 C지갑으로 이동했다. 당시 위믹스 가격이 개당 5000~7000원 수준이었던 만큼 한 번에 20억 원이 넘는 코인이 특정 계좌로 빠져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는 일이 반복됐다.

김 의원은 단순히 코인을 사서 보유하고 가격이 올라 시세 차익을 거두기를 기다리지 않았다. 코인과 코인을 거래할 수 있는 스와프 상품이나 스테이킹 상품에 코인을 예치하거나 유동성을 제공해 사업자로부터 이자를 받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해 1월 21일부터 2월 16일까지 약 한 달에 걸쳐 424만여 개의 ‘ib위믹스’가 A지갑을 거쳐갔다. ib위믹스는 위믹스와 1 대 1로 교환되는 일종의 ‘예치 증표’ 코인인데 위메이드는 위믹스를 예치하면 그 규모만큼 ib위믹스를 발행하고 수익을 나눠준다. 단순히 코인을 보유해 시세 차익만 노린 것이 아니라 보유 자산을 굴려 적지 않은 이자 수익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되는 부분이다.

이렇듯 김 의원은 국내 게임 및 대체불가토큰(NFT), 블록체인 기업이 발행한 중소형 암호화폐를 중심으로 한 전형적인 단타 투자자의 모습을 보였다. 암호화폐 업계의 한 관계자는 “김 의원이 투자한 토큰 목록을 보면 몇 주 만에 큰 이유 없이 수십 배 폭등했다가 다시 폭락 후 가격이 회복되지 않는 것들이 대부분”이라며 “주식과 마찬가지로 이들 토큰은 대부분 고위험 단타 투자자들의 표적이 된다”고 설명했다.

조윤진 기자 j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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