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에 미래 있다"… 일동제약, 누적손실에도 투자 승부수
매출 상위사보다 2배 공들여
10개 파이프라인 임상도 추진
일동제약이 코로나19 경구치료제 '조코바'의 승인을 기다리면서 신약 개발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2년간 누적된 손실로 현재까지 2000억원대의 결손이 쌓였지만 투자를 멈추지 않고 총 10개의 파이프라인 임상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미래 먹거리 확보에 승부를 걸겠다는 각오다.
1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2년간 순손실이 누적돼 현재 2111억원의 결손이 발생했다. 그럼에도 회사는 매출액의 20%에 가까운 1250억원을 R&D에 지출했고 전환사채(CB)까지 발행해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대규모 R&D 투자로 당초부터 적자를 예측한 경영을 했지만, 예상치 못한 환경변화에 계획보다 적자폭이 커져 송구한 마음"이라면서도 "당장의 이익을 위해 쉬운 길을 갈 수도 있지만, 새로운 성장동력 없이는 미래를 보장하지 못한다"며 R&D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해 일동제약은 활성비타민 영양제 '아로나민골드'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넥시움' 등의 판매로 총 637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아로나민골드의 매출액은 691억원으로 전체 제품 중 가장 컸고,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넥시움과 라비에트는 각각 384억원, 185억원 규모를 팔았다. 제품이 잘 팔리면서 1년새 매출액이 13.7% 성장했지만 막대한 연구개발비 지출과 연구과정 중 자산손상으로 영업손실이 1년새 32% 증가했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연구개발 과정에서 중단한 프로젝트들이 생겨나면서 100억원대의 손상차손(비용)도 발생했다. 전립선약인 유로탐스서방정은 임상대상자 확보의 어려움과 실험 결과 부진 등으로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이로 인해 4억9700만원의 자산(개발비)을 감액했다. 또 혈액응고 저지제인 자렐리반정이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받아 3억9300만원 전액을 감액한 데 이어 베시보정(만성 B형간염치료제), 레이보우정(편두통급성치료제)도 각각 93억원, 9억9300만원을 감액했다.
지난해 일동제약은 신약개발 비용(무형자산 상각)을 포함해 총 1999억원의 판매·관리비와 연구개발비 지출로 734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일동제약의 매출액 대비 R&D 비율은 지난해 19.3%로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유한양행, 종근당, 한미약품 등 국내 매출 상위 제약사들은 평균 매출액의 10%가량을 연구개발에 투입한다.
일동제약은 현재 식약처에 조코바의 정식 품목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식약처의 승인을 받게 되면 건강보험에서 약가를 받아 국내 시장에 출시할 수 있게 된다. 조코바는 코로나19 확진자뿐 아니라 기저질환이 없는 경증·중등증 감염자에게도 처방하도록 개발됐다. 또 무증상이나 경증인 젊은층의 환자에게 코로나19 치료제의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동제약은 현재 당뇨병 치료제에 대해 독일에서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고, 올 하반기 임상 2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는 미국 FDA(식품의약국)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며, 위장관질환 치료제도 국내 임상 1상을 하고 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임상 1상 과정의 품목들은 기술수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히고, 향후 연구개발 지출과 관련해서는 "연구 진행 상황에 따라 규모는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동제약의 지주회사 일동홀딩스는 신약개발 자회사들에 투자하기 위해 지난해 CB 300억원 규모를 발행했다. 일동제약도 2021년에 1000억원의 CB를 발행해 R&D에 썼다. 해당 CB는 올해 7월 28일 이후 매 3개월에 해당하는 날에 조기상환이 가능하다. 또한 2111억원의 결손은 그동안 모아놓은 이익준비금에서 대체될 예정이다. 해당 금액으로 결손을 보전하면 일동제약의 유보금(이익잉여금)은 2000만원이 남게 된다.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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