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가스요금 인상 15일 결정…'㎾h당 7~8원↑' 유력

정부·여당 15일 당정협의회 열어 최종 확정
한전 등 자구안 발표, 정승일 사장 사의 표명
4인 가구 기준 전기요금 월 2440원 더 낼 듯

연합뉴스

정부와 여당이 15일 당정협의회를 열어 올해 2분기 전기·가스요금 인상을 결정한다.

한국전력(한전)과 한국가스공사가 지난 12일 자구안을 각각 발표한 이후 요금 조정안을 확정하는 작업이 속도를 내는 양상이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국민의힘에 따르면 2분기 전기요금 인상 폭은 ㎾h당 7, 8원이 될 전망이다. 각 가정과 업소, 산업체에는 16일부터 인상된 전기요금이 적용된다.

요금 결정이 45일가량 지연된 셈이지만 소급 적용(4월 1일)은 하지 않는 셈이다. 아울러 당정은 국민 부담 등을 고려해 ㎾h당 10원 이상의 두 자릿수 인상은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h당 7원이 오르면 월평균 307㎾h를 사용하는 4인 가구 기준(주택용 저압) 전기요금은 5만9740원이 된다. 현재 5만7300원에서 2440원을 더 내는 셈이다.

가스요금 인상 폭은 메가줄(MJ)당 5.47원 안팎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인상 폭과 같은 수준이다.

한 달 넘게 미뤄진 전기·가스요금 인상 결정이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은 한전과 가스공사가 지난 12일 각각 25조7000억 원과 15조4000억 원 규모의 자구안을 발표한 데 따른 결과다.

그동안 당정은 두 공기업을 향해 ‘국민에게 요금 인상을 요구하기 앞서 자구책부터 마련하라’고 요구해 왔다.

특히 여권에서 공개 사퇴 요구가 불거진 정승일 한전 사장이 자구안 발표와 동시에 사의를 표명하면서 당정이 요금 조정 논의에 다시 속도를 내게 된 계기로 작용했다.

한전 자구안에는 ▷서울 여의도 소재 남서울본부 등 ‘알짜 부동산’ 매각 ▷지역사업소 통합·조정 ▷임원 임금 인상분 전액(2급 이상) 또는 50% 반납 등이 담겼다.

가스공사도 한전과 비슷한 내용의 자구안을 추진한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한전이 발전소와 송·변전망 같은 일부 전력시설의 건설 시기도 늦추기로 했기 때문이다.

발전 및 송·변전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투자를 줄이면 국내 산업 기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확정된 ‘제10차 장기 송·변전 설비 계획’에 따르면 2036년까지 전국 송전선로는 지금보다 1.6배 늘어난다. 이에 따른 예상 투자 비용은 총 56조5000억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