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이어 증권사기…'피눈물' 퍼진다
SNS로 대박 유혹, 피해 확산 … 규제 비웃듯 조직화
전세금 마련 등을 위해 목돈이 필요했던 30대 A씨는 재테크 모임에서 만난 B씨의 권유로 그에게 소액을 맡겼다. 이후 B씨가 매일 수익률 데이터를 보여주며 배당금까지 지급하자 대박의 꿈에 부풀었던 A씨는 투자금액을 늘렸다. A씨를 포함해 주로 20·30대 투자자 12명이 대출까지 동원해 총 5억원을 B씨에 맡겼다. 그러나 안정적인 수익을 약속했던 B씨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배당 지급을 미루더니 잠적했다. A씨 등은 소송을 제기했지만 B씨의 계좌에 남아 있는 금액은 1000만원에 불과해 사실상 투자금을 모두 날릴 위기에 처했다.
주식투자에 나서는 개인투자자가 증가하면서 덩달아 독버섯처럼 퍼지는 증권사기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통계 자체가 많지 않다 보니 정확한 피해 규모조차 가늠하기가 어렵지만 주로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상에서 종목과 매도·매수 시점을 알려주는 유사투자자문업체(일명 주식 리딩방)를 통해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장 일각에서는 부동산 전세사기에 이어 증시에서도 증권사기가 횡행하고 있지만 이를 감시해야 할 당국이 미온적 대처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한국소비자원이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주식 리딩방 피해 관련 상담 건수는 2018년 7625건에서 지난해 1만8276건으로 최근 5년간 2.5배 증가했다. 특히 일인당 투자금액도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소비자원 자료에 따르면 리딩방 1인당 투자금액은 2019년 408만원에서 올해(4월까지) 830만원으로 배 이상 증가했다. 금융투자업계는 투자금액이 늘어난 만큼 피해 규모 역시 커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의 규제가 강화되고 있지만 이를 비웃듯 주식사기 행태 또한 조직화되면서 점점 더 정교해지고 과감해지는 추세다. 최근 들어서는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온라인상에서 공개적으로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달 8개 종목 하한가 사태를 불러온 차액결제거래(CFD)처럼 규제망을 피해나가는 방식으로 고도화되면서 증시 전체에 충격을 주는 사례도 늘고 있다. 동반 하한가 사태 이후 미수거래에 대한 반대매매는 지난 3일 사상 최대 수준(597억원)까지 치솟은 후 연일 500억원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강인선 기자 /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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