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지방은행에 물린 국민연금, 빅테크가 살렸다
애플·MS 등 지분 늘려 성과
SVB 등 전량 팔았지만 손실
국민연금공단(NPS)이 미국 증시에서 상장 폐지된 실리콘밸리은행(SIVBQ), 퍼스트리퍼블릭은행(FRCB) 주식을 전량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말 시장가치를 고려할 때 직접 투자에서 수백억 원의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국민연금은 올 1분기에 미국 기술주 비중을 대폭 늘린 덕에 이 기간 8% 수준의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14일 국민연금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운용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해 1분기 미국 증시에서 실리콘밸리은행 주식을 10만795주 전량 처분했다. 앞서 실리콘밸리은행은 대규모 예금 인출로 인해 파산했고, 지난 3월 말 미국 증시에서 상장 폐지된 후 장외거래시장으로 옮겨졌다. 국민연금은 장외시장으로 이전되기 전 해당 주식을 전량 처분한 것으로 추정된다. 실리콘밸리은행 주가는 현재 0.48달러로 연중 99.78% 폭락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의 실리콘밸리은행,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직접 투자 보유 가치는 각각 약 309억원, 약 412억원이다. 작년 말 기준 국민연금의 이들 주식 매수 평균단가를 고려할 때 주가 급락 시 즉시 처분을 했다고 해도 손실률은 40%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약 721억원 중 최소 300억원가량 손실을 봤을 가능성이 있다. 위탁운용 몫까지 포함하면 손실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민연금은 채권 미실현손실 규모가 커 부실 우려가 발생한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찰스슈와브 주식은 1분기에 오히려 각각 21만508주, 6만3576주 사들이며 비중을 늘렸다. 지방은행 파산으로 반사 이익을 얻은 대형 은행 대표주자인 JP모건 주식도 추가로 27만8791주 취득했다.
파산 은행주로 인한 손실 외에 전반적으로 국민연금은 1분기에 미국 증시 투자를 통해 양호한 수익을 냈다. 올 3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미국 주식 직접 투자 포트폴리오 가치는 549억1900만달러(약 74조원)로 작년 말(508억3700만달러) 대비 8%가량 늘었다.
빅테크·기술주들이 효자 노릇을 했다. 현재 국민연금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 개별주 기준 애플(6.78%), 마이크로소프트(5.23%), 알파벳(구글 모회사·3.22%), 아마존(1.8%), 엔비디아(1.8%) 등이다.
[차창희 기자 /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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