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카 AI 반격 예고했지만 …'자금력 무장' 빅테크 승자독식 우려

고민서 기자(esms46@mk.co.kr), 황순민 기자(smhwang@mk.co.kr), 김대기 기자(daekey1@mk.co.kr) 2023. 5. 1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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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자체 언어모델 공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빅테크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 기술 혁신과 서비스 출시가 이어지면서 후발주자인 한국 정보기술(IT) 대표 기업들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들은 네이버, 카카오 등 대한민국 AI 역량을 상징하는 대표 기업보다 수개월 앞서 생성형 AI 서비스를 내놓은 데다, 한국어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별도 대규모 데이터 학습까지 실시하는 등 한국 기업과 기술 격차를 더욱 크게 벌리고 있다는 위기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한 국내 IT 기업 최고경영자(CEO)는 "AI가 거의 모든 서비스에 붙을 수 있는 상황에서 이 시장을 선점하는 소수 기업이 시장을 독식(winner takes all)하는 구도가 짜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모바일 전환기에 버금가는 변화를 불러올 AI 전환기에 국내 기업이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면 생태계 자체를 외국 기업에 뺏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막대한 자금 동원력과 누적된 AI 기술력을 발판으로 삼아 '외산 AI'가 세계시장을 빠르게 공략할 가능성을 상정했음에도 구글 바드처럼 강력한 한국어 지원 서비스를 우선 내놓을 가능성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당장 네이버는 바드를 등에 업은 구글이 한국과 일본 검색시장에서 일대 '균열'을 일으킬 가능성에 숨죽이고 있다. 구글은 전 세계 검색시장에서 92.61%의 점유율을 가진 절대 강자이지만 한국시장은 구글이 1위를 차지하지 못한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

네이버는 그동안 하이퍼클로바(국내 최초 자체 개발 초거대 AI 모델)가 '한국 특화' 엔진이라는 점을 내세우며 구글, MS에 대항해 업그레이드된 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 출격을 준비해왔다. 그러나 구글이 기대 이상의 한국어 실력을 겸비한 챗봇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네이버의 부담감이 커졌다. 설상가상으로 네이버의 차세대 AI 검색 기능으로 칭해지는 '서치GPT'(가칭) 도입 일정도 연기됐다.

네이버는 내부적으로 서치GPT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막바지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함께 '네이버 플랫폼'에서 대대적인 사용자경험(UX) 개편을 준비 중이다.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에 기반한 '버티컬 AI' 서비스를 이용자 관점에서 편의성을 높인다면 늦게 출시하더라도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네이버가 'AI 원조' 구글에 대항에 '토종 AI'의 경쟁력을 갖춰나가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면, 카카오는 '패스트 폴로' 전략에 가깝다. 카카오의 AI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을 통해 자사 초거대 AI 모델인 '코(KO)GPT'의 차세대 버전인 '코GPT2.0'을 올 하반기에 내놓겠다는 계획과 동시에, 전략적으로 구글 등 빅테크와 AI 사업에서 협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연간 AI 투자 규모가 최대 수천억 원에 불과한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기업과 조원 단위로 움직이는 미국, 중국 등 해외 빅테크 간 경쟁 구도를 고려할 때 보다 과감한 정부 주도의 산·관·학 협력과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일례로 올해를 AI 관련 투자 정점으로 보고 있는 카카오만 하더라도 AI, 클라우드 등 신성장 동력 사업인 '뉴이니셔티브'를 위해 최대 3000억원의 투자 비용 지출(영업손실)을 계획하고 있는데, MS는 올해 초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에 약 12조원 규모 투자 계획을 드러낸 바 있다.

[고민서 기자 / 황순민 기자 /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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