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수익 150% 보장" "지금 사면 상한가"… 이런 유혹 조심해야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최희석 기자(achilleus@mk.co.kr),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2023. 5. 1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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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 투자자문업체 증권투자 사기 주의보

"차액결제거래(CFD)를 활용한 주가조작은 일부일 뿐이다."

최근 증시를 강타한 동반 하한가 사태에 대해 금융당국과 검찰이 수사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금융투자업계에선 증권사기가 현재 진행형이며 앞으로 더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갈수록 사기 수법이 정교해지고 은밀해지면서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불법 행태도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단기간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자를 현혹하는 유사투자자문, 리딩방, 개인 간 거래(P2P) 등 증권사기는 대부분 새로운 투자자 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의 수익을 돌려막는 다단계 폰지 사기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증권사기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투자하기 전에 철저히 사전조사에 나설 것을 권고한다. 개인 직접 투자도 무리한 수익을 노린 고위험 투자는 언제든 증권사기에 연루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다.

현재 법의 테두리에 들어와 있는 업체는 금융당국 인가를 얻어야 하는 투자자문업체와 당국에 신고만 하면 되는 유사투자자문사로 나뉜다. 규정 강화 등 영향으로 올 들어 유사투자자문사가 폭증했다. 14일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포털 '파인'에 따르면 유사투자자문사는 5월 현재 2139개다. 유사투자자문업은 금융당국에 신고만 하면 누구나 영업행위를 할 수 있지만 '투자자문'을 법인명에 쓸 수 없다.

유사투자자문사는 여러 고객에게 투자 조언만을 할 수 있다. 즉 일대일로 주식 투자 조언을 할 수 없다는 얘기다. 원금을 보장하거나 수익을 장담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만큼 고수익, 원금 보장 등을 내걸었다면 다 증권사기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문자메시지, 카톡, 텔레그램, 유튜브 등을 통해 일대일로 조언을 하거나,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시점을 제시한다면 의심해보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투자자가 이해하기 쉽지 않은 선물, 옵션 등을 언급하는 업체도 일단 주의하는 것이 좋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대일 주식 상담은 금융위원회에 등록된 증권사나 투자자문사만 가능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하며 복잡한 상품 구조 때문에 운용하는 업체에서조차 원리를 설명할 수 없는 상품이라면 투자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 등을 쓰도록 유도하면 법적 보호를 받기 힘들 가능성이 크다.

증권사기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선 회사에 대한 사전조사를 꼼꼼히 해야 한다. 홈페이지, 사진, 유튜브 영상 등은 조작 가능성이 있어 법인등기부등본, 금감원 파인 등을 활용해 적법하게 영업하는 회사인지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파인에서는 신고된 유사투자자문사 및 인가 업체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또 '고수익 인증' 방법으로 제시하는 HTS 화면 등을 캡처한 이미지 등은 얼마든지 위조가 가능하다는 점도 주의가 필요하다. 적법 업체는 수익률도 정식 보고서를 통해 고객에게 안내하는 편이다. 계좌 내역을 캡처해 보여주진 않는다. 법무법인 비상의 구민혜 변호사는 "투자 관련 단체 메신저방을 운영하며 사기를 쳤던 일당 중에는 조작된 수익률 자료를 투자자에게 제공하거나, 투자금으로 받은 돈을 사적으로 유용하기도 해 이들이 제공하는 자료도 믿기 어렵기는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구 변호사는 "모르고 불법 유사투자자문사에 돈을 보냈을 경우 투자 약정 합의서에 원금보장을 약속한 증거를 확보하거나 관련 발언을 녹음해 놔야한다"고 조연했다.

P2P 플랫폼을 이용한 사기, 유사수신 혐의 범죄도 적지 않다. 실체가 없는 유령 상품을 내세우거나 투자금을 모집한 후 실제 대출을 일으키지 않고 잠적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유명 증권 전문가가 등장하는 것은 피하고 보는 것이 좋다. 증권사나 자산운용사에 소속된 전문가를 사칭해 투자자를 유혹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은 자본시장법상 불가능하다. 또 이러한 전문가들이 사적으로 투자자에게서 자금을 모으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직접 투자자 중에서도 무리한 고위험 투자에 나서면 증권사기에 연루된 종목으로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 최근 CFD 계좌를 활용한 주가조작 사태에 연루됐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종목처럼 신용비율이 급격히 늘어난 종목은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용비율이 높다고 해서 반대매매가 반드시 일어나지는 않으나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 반대매매가 또 다른 반대매매를 불러 주가 하락폭이 급격하게 커질 우려가 있어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505억6600만원을 기록했다. 이 금액은 지난 3일 역대 최고액(597억1900만원)을 기록한 후 500억원대 금액을 계속 넘나들고 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이 금액은 하루에 100억~300억원대를 유지했다.

신용거래도 마찬가지다. 신용거래는 상환기한이 90거래일 또는 180거래일로 미수거래보다 기간이 길지만 높은 이자가 발생한다. 통상 주가가 떨어져 주식투자 평가액이 주식담보율의 140%에 미치지 못하면 반대매매가 실행되고 돈을 채우지 못해도 반대매매가 실행되며 주가는 더 내린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주식을 살 때 신용비율을 잘 봐야 한다"면서 "신용비율이 급격하게 높아진다든지, 전 분기에 비해 확연히 높다는 등 변동에 주목해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차창희 기자 / 최희석 기자 /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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