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다자녀비율 1위 '세종'…비결은 '도시건축'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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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공간디자인' 개념을 만든 권영걸 국가건축위원회 위원장은 도시건축적 해법으로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봤다.
권 위원장은 "공간디자인은 인간이 거주하고 이동하는 삶의 공간을 창조하고 구축하는 공간적 문제 해결 과정이다"며 "당장 건축물 하나로 저출산 문제를 직접적으로 해결하긴 어렵더라도 국가적 과제 중 하나인 저출산 문제 해결에 도시건축적 해법 모색을 꾸준히 이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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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지 환경 만족도 69%…살기 좋고 주거 환경 뛰어나
아이키우고 싶은 도시 각광…저출산 해법 '삶의 공간'서 찾아야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세계 최초로 ‘공간디자인’ 개념을 만든 권영걸 국가건축위원회 위원장은 도시건축적 해법으로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봤다. 특히 매년 수조원을 투입하면서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감소와 지방 소멸의 문제도 새로운 시각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권 위원장은 서울시 디자인서울총괄본부장(부시장), 서울디자인재단 이사장 등을 거친 도시디자인 전문가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은 0.78명으로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지난 15년간 저출산 대응에만 정부 예산이 ‘280조원’을 투입했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7년 만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인구 문제는 안보 문제다”며 “저출산 정책 실패 원인을 제대로 파악해 달라”고 주문할 만큼 저출산 문제는 심각하다.
권 위원장은 저출산으로 비롯된 고령화와 지방도시 소멸 등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주거환경을 포함한 도시건축의 문제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서울시의 2021년 주거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신혼부부가 자녀 계획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은 ‘주거문제’라는 답변이 49.5%에 이르기도 했다.
권 위원장은 “공간디자인은 인간이 거주하고 이동하는 삶의 공간을 창조하고 구축하는 공간적 문제 해결 과정이다”며 “당장 건축물 하나로 저출산 문제를 직접적으로 해결하긴 어렵더라도 국가적 과제 중 하나인 저출산 문제 해결에 도시건축적 해법 모색을 꾸준히 이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공공 건축 분야에서부터 민간 건축에 이르기까지 아이 키우기 좋은 주거용 건물, 그 건물들이 녹지 환경 속에 잘 섞여 위치할 수 있는 ‘공원 같은 나라, 정원 같은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간디자인으로 실제 사람들의 삶을 바꿔나갈 수 있단 권 위원장의 말은 국내에서도 이미 입증된 사례가 있다. 2012년말 정부세종청사 이전 이후 ‘세종’은 가장 젊은 도시로 거듭났다. 올 3월 말 기준 세종시의 평균연령은 35.3세로 전국 평균(44.4세)보다 월등히 낮으며 젊은 인구비율 전국 1위, 합계출산율과 다자녀비율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 통계개발원이 작성한 ‘국민 삶의 질 2022’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의 ‘2020년, 2021년 지역별 주거환경 만족도’에서 행복도시를 포함한 세종시가 95.9%로 가장 높았고 같은 기간 ‘녹지환경 만족도’에서도 강원과 전남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69.0%를 기록했다. 살기 좋은 도시와 주거 환경이 아이를 키우고 싶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권 위원장은 이에 더해 계속해서 변화하는 도시에 발맞춰 건축 또한 변화를 거듭하는 유기체처럼 바라보자는 철학적 사조 ‘메타볼리즘’(Metabolism)도 동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의 메타볼리즘 운동은 도시와 건축 디자인을 통해 모든 국가 산업을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국가 전략이었다”며 “이 격변의 시대에 우리도 국가의 도약발전을 위해 우리만의 정체성을 구축하는 도시건축의 그랜드디자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윤화 (akfdl3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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