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충격적 실책 퍼레이드... 내야진 붕괴 속 '5연패', 에이스 역투-전설의 스리런도 무색했다 [잠실 현장리뷰]

잠실=안호근 기자 2023. 5. 1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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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잠실=안호근 기자]
/사진=OSEN
괜히 에이스가 아니었다. 리그 최고 투수라는 평가를 받는 두 투수는 화창한 봄날 잠실구장을 가득 메운 팬들에게 풍성한 볼거리를 안겨줬다.

두산 베어스 라울 알칸타라(31)와 KIA 타이거즈 양현종(35)은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맞대결에서 선발 투수로 나란히 마운드에 올랐다.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의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양 팀 두 에이스는 지난 9일 나란히 승리를 거두고 다시 한 번 마운드에 올랐다. 양 팀 사령탑들의 우려도 있었지만 감탄을 불러 일으키는 명품 투구로 팬들을 매료시켰다. 그러나 KIA 내야진의 실책쇼는 옥에 티였다. 양현종의 역투와 최형우의 결정적 대포에도 KIA는 4-8로 허무한 패배를 당했다.

알칸타라는 지난 9일 롯데 자이언츠전 등판해 7이닝 동안 86구를 뿌리며 3피안타 3탈삼진 1실점 호투하며 승리를 챙겼다. 시즌 성적은 7경기 42이닝 4승 2패 평균자책점(ERA) 1.71.

경기 전 이승엽 감독은 "알칸타라는 화요일 경기 100구 안에서 끊어줘야 했다. 7이닝을 던졌지만 투구수가 적어 체력적으로도 괜찮을 것"이라며 "홍건희와 정철원을 아꼈다. 박치국도 스페어 투수로서 대기할 수 있다. (알칸타라가) 6이닝을 끌어준다면 불펜으로 강하게 승부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양현종도 상황은 비슷했다. 9일 1위팀 SSG 랜더스를 만나 8이닝 동안 101구를 뿌리며 6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무실점, 올 시즌 최고 피칭을 펼쳤다. 5경기에서 패배 없이 2승, ERA는 1.97.

/사진=OSEN
김종국 KIA 감독도 경기 전 "(양)현종이가 화요일 8이닝을 던졌지만 투구수 101구로 많지 않았다"며 "너무 잘 던졌다. 한주에 2번 그렇게는 못 던질 것 같다(웃음). 6이닝 정도만 막아줘도 너무 잘해주는 것이다. (연패 탈출 기대감은) 물론 있다. 현종이도 강약 조절을 너무 잘하고 있지만 긴 시즌 동안 쓰려면 어느 정도 (벤치의) 조절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역시나 투수전 양상이었다. 알칸타라는 6이닝 동안 103구를 던지며 7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최고 시속 155㎞ 빠른 공(45구)을 중심으로 큰 궤적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26구), 속구처럼 날아오다가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수직 낙하하는 스플리터(28구)까지 3피치 위주로 공을 뿌렸다. 알칸타라의 변화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던 탓인지 KIA 타선은 경기 초반 구석구석을 찌르는 속구에 방망이를 휘두르지도 못하고 꼼짝 없이 당했다. 2회까지 나온 삼진 4개 중 3개가 속구에 당한 루킹 삼진이었다. 그만큼 슬라이더와 포크볼의 위력이 상당하다는 방증이기도 했다. 포크볼과 슬라이더로도 각각 3개와 2개씩 삼진을 잡아냈다.

4회가 하이라이트였다. 선두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에게 2루타, 황대인에게 내야 안타를 맞고 무사 1,3루 위기에서 이우성에게 낙차 큰 포크볼, 한승택에게 압도적인 빠른 공의 힘으로 연속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이어 박찬호를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불을 껐다. 5회에도 2사 1,2루에서 소크라테스와 풀카운트 승부에서 낙차 큰 슬라이더로 위기를 지워냈다.

양현종도 만만치 않았다. 2회말 연속 안타를 내주며 맞은 무사 2,3루에서 송승환에게 힘 있는 빠른 공 승부를 펼치며 3루수 파울 플라이를 유도했고 조수행과 이유찬에겐 슬라이더, 속구로 연속 삼진을 잡고 실점 기회를 삭제시켰다.

/사진=뉴시스
4회 2사에서 3연속 안타를 맞고 1점을 내줬으나 크게 흔들리진 않았다. 수비 실책으로 주자들이 더 진루했지만 정수빈을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매조졌다. 5회를 삼자범퇴로 마친 양현종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허경민에게 중전안타를 맞았지만 김민혁에게 3루수 방면 땅볼 타구를 이끌어냈다. 병살 플레이로 이어질 수도 있었으나 류지혁의 송구를 2루수 김선빈이 놓쳐 무사 1,2루가 됐다. 희생번트로 1사 2,3루에서 조수행의 기습 번트 때 김선빈의 송구를 이번엔 황대인이 놓쳐 2번째 실점을 했다. 이유찬의 안타로 3번째 실점을 내준 뒤 양현종을 물러났다.

이날 양현종의 기록은 5⅓이닝 104구 10피안타 1볼넷 5탈삼진 4실점. 그러나 자책점은 2였다. 수비 실책으로 없었어도 될 2실점이 늘었기 때문이다.

알칸타라도 웃지 못한 건 마찬가지였다. 투구를 마치고 4-0 리드에서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물러났으나 불펜이 흔들리며 1실점했다. 7회초 김강률이 볼넷과 연속 안타 등으로 장작을 쌓았고 바뀐 신인 투수 이병헌이 최형우에게 스리런 홈런을 맞고 4-4 동점이 됐다. 알칸타라의 승리도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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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실책으로 분위기가 넘어갈 뻔했으나 최형우의 한 방으로 승부는 원점이 됐다. 그러나 결국 또 실책에 발목을 잡혔다. 8회초 장현식이 등판했으나 선두 타자 이유찬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더 큰 문제는 다음 장면이었다. 정수빈의 평범한 3루 땅볼이 나왔으나 이번엔 3루수 류지혁이 사고를 쳤다. 조급하게 던진 송구가 2루를 벗어났고 그 사이 이유찬은 3루까지 향했다. 박계범의 중견수 희생플라이에 이날 경기 결승점이 만들어졌다. 찬물을 끼얹은 실책 하나. 양의지에게 쐐기 투런 홈런까지 맞아 사실상 승부가 결정됐다.
/사진=뉴스1
이날 잠실구장엔 2만 3750석이 모두 들어찼다. 구단 시즌 4번째 매진. 3루 측은 물론이고 외야 관중석까지 가득히 메운 KIA 팬들이 있어 가능한 결과였다. 전날에 이은 연이틀 매진 사례였다.

4연패 속에도 그만큼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팬들에게 면목 없는 실책을 남발하며 자멸했다. 통산 162승 KBO 역대 통산 다승 2위로 올라서기 위해 역투를 펼친 양현종도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KIA의 연패는 5경기로 이어졌다. 14승 17패로 7위 자리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반면 두산은 KIA와 주말 3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17승 16패 1무, 승패 마진을 플러스로 바꿔냈다. NC 다이노스에 이어 5위를 유지했다.

잠실=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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