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기숙사 앞, 밤마다 교장이 텐트 치는 사연
강원도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장선생님이 한 달 넘게 밤마다 텐트를 치고 여학생 기숙사를 직접 지키고 있어 화제다.
15일 강원도교육청에 따르면 이 학교 생활지도원(사감)들은 최근 당초 계약대로 오전 1시~6시 휴게시간을 보장하라는 등의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이 학교에는 남자 기숙사 1명, 여자 기숙사 1명 등 총 2명의 생활지도원이 근무하고 있다.
생활지도원들은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기숙사를 지키면서 오전 1∼6시는 휴게시간으로 정해 학교와 근로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새벽 휴식 시간에도 각종 상황이 발생해 제대로 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그림자 노동’이 생긴다는 반발이 나왔다.
생활지도원들은 학교 측에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지만 협의 과정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자 휴게시간인 오전 1시부터 6시까지 5시간 동안 기숙사를 비우고 있다.
이에 따라 심야시간 남자 기숙사는 교감이, 여자 기숙사는 교장이 직접 지키게 됐다.
교감은 심야시간 기숙사 안에서 지내고 있지만 교장은 남성이라 여자 기숙사에 상주할 수 없어 기숙사 입구에 텐트를 치고 지내게 된 것이다.
이 학교는 앞서도 비슷한 문제로 학생들에게 한 달여간 급식을 제대로 주지 못한 적도 있다.
조리 종사원들이 규정보다 조리 종사원 수가 부족하다며 추가 인력 보강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학교 측은 조리 종사원들과의 협의 끝에 추가 인력 보강을 하기로 했다.
학교 측과 생활지도원 측을 중재하고 있는 강원도 교육청 관계자는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공무직 근로자를 무한정 늘릴 수는 없어 난감한 상황”이라며 “관리 공백을 막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전 1시~6시 근무시간에 파트타임 근로자를 채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학생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자리에 대한 고용을 그렇게 쉽게 할 수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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