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디폴트 파국 피할까…빈곤퇴치·사회안전망 예산 최대 쟁점
바이든 "몇가지 변화에 진전한 논의 중"
이번주 G7 정상회담 이후 합의 도출 전망
CBO, 재정적자 전망 상향…공화당 힘 실어주나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뉴욕=김정남 특파원] 미국 연방정부의 채무불이행(디폴트)을 막기 위한 부채한도 증액 협상이 속도를 내고 있다. 주말 동안 백악관과 공화당 실무진 간 논의를 거치면서 몇가지 분야에서 이견이 좁혀지고 있다는 분위기다. 오는 19~21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이후에는 합의안이 도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3일(현지시간) 파인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 고위관료와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보좌관들이 주말 동안 디폴트를 피하기 위한 실무회담을 가졌다”면서 “양측의 협상 의제가 좁혀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앤드루스 기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직 합의에 이르지 않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몇가지 변화에 대해 진정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틀 안에는 더 많은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2일 의회 지도부와 2차 협상에 나서려고 했지만, 실무진 간 추가 의견조율이 필요하다며 회의를 이번주 초로 미뤘다.
백악관과 민주당은 디폴트를 막기 위해 공화당이 요구하는 일부 방안을 수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소식통은 “공화당은 앞으로 10년에 걸쳐 재정지출 상당 부분을 대폭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백악관은 2년에 걸쳐 완만한 수준의 삭감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FT에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미집행 코로나19 구제기금 환수 카드를 받을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며 공화당의 요구 일부를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는 뜻을 내비쳤다. 공화당은 지난달말 하원에서 부채한도를 내년 3월까지 1조5000달러(약 2011조원) 증액하는 대신 정부 예산을 1300억달러 등 10년간 4조5000억달러의 지출을 삭감하는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지출 감축 예산은 코로나19 정부 기금 환수, 복지혜택 수령자 심사강화, 학자금 대출삭감 정책 폐지, 각종 친환경 세제 혜택 축소 방안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 긴급조치를 종료한 만큼 상대적으로 덜 부담스러운 코로나19 구제기금 환수를 수용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하지만 빈곤 퇴치, 사회안전망 강화 프로그램 등 바이든 대통령이 내세우는 주요 공약과 관련한 예산을 줄이자는 공화당의 요구에는 원천적으로 반대하고 있어, 백악관과 공화당 간 협상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FT는 “매카시 의원 입장에서는 공화당 내 지지를 얻기 위해서 백악관으로부터 상당한 양보를 얻어낼 수밖에 없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에 물러서지 말라고 압박한 이후 협상이 더 어려워 졌다”고 평가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매카시 의장이) 지출 삭감을 얻어내지 못한다면 디폴트를 해야 한다”고 압박한 바 있다.
CBO, 재정적자 전망 상향…공화당 힘 실어주나
이런 상황에서 미국 의회예산국(CBO)이 올해 연방정부 재정적자 규모를 1조5000억달러(약 2008조원)로 상향 조정하면서 협상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도 모아진다.
미국 연방 재정은 지난 2002년 이후 지난해까지 20년간 계속 적자를 이어 왔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이 덮친 2020년 당시 역대 최대인 3조1325억달러 규모의 천문학적인 재정적자를 냈고, 2021년과 지난해 각각 2조7756억달러, 1조3759억달러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완전히 종료했고 연준이 역대급 통화 긴축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올해 재정적자가 더 늘어난다는 전망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바이든 대통령의 학자금 융자 탕감을 둘러싼 대법원 판결에 따라 적자규모가 4000억달러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단서를 붙이긴 했지만, CBO의 재정적자 상향 전망은 지출삭감을 요구하는 공화당 측에 더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CBO는 “부채 한도가 현재 그대로라면 다음달 첫 2주의 어느 시점에 심각한 위험이 닥칠 수 있다”며 “정부가 더는 지급 의무를 이행할 수 없을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김상윤 (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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