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나자 10년만에 컴백한 구원투수 …"美·유럽사업 강화"

고재만 기자(ko.jaeman@mk.co.kr) 2023. 5. 14.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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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호 LX하우시스 사장
2009년 초대사장 맡아 '문턱 높던' 북미 바닥재사업 개척
복귀 1분기만에 161억원 영업 흑자 … 고부가제품 주효

국내 굴지의 건축자재 기업 LX하우시스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실적에 큰 타격을 받았다. 주택 매매 거래 위축과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 자회사 실적 부진 등 여파로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80%가량 급감했고,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130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LX그룹을 이끌고 있는 구본준 회장 은 그룹 내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LX하우시스의 수익성 개선이 급선무로 떠올랐다. 구 회장은 특약 처방으로 2009년 회사 설립 당시 초대 대표이사를 지냈던 한명호 사장을 '구원투수'로 긴급 투입했다.

역시 구관이 명관이었다. 한 사장은 10년 만에 복귀한 친정에서 단기간에 실적 개선 기반을 다지며 뛰어난 경영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한 사장은 복귀하자마자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LX하우시스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84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2.5%)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61억원을 기록해 132.2%나 증가했다. 당초 영업이익이 4억원 안팎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던 증권가 컨센서스를 훌쩍 넘겨버린 '깜짝 실적'이다.

한 사장 복귀 이후 수익성 위주로 영업 활동을 펼친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전 분기 적자에서 바로 반등할 수 있었던 것은 물류 비용 감소로 해외 부문 수익성이 개선된 덕분이다.

한 사장은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수익 구조를 전환하고, 해외 사업 매출을 확대하는 등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전략을 차근차근 이행해 나갈 계획이다. 그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건축자재 부문에서 부동산 시장 회복이 더딜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재구축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특히 해외 바닥재와 이스톤 사업에 집중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사장은 2009년 LG하우시스(현 LX하우시스)가 LG화학에서 분할해 설립될 때 초대 대표이사로 취임해 2012년까지 회사 성장을 진두지휘했다. 재임 기간에 한 사장은 건축용 고성능 PF 단열재, 완성창, 고단열 로이유리 등 신사업 육성을 주도했다.

이때 그가 키운 신사업이 현재 LX하우시스 주력 사업으로 성장했다는 평가다. 또 미국 조지아주 인조대리석 공장 건설, 중국 우시 생산공장 건설 등 글로벌 주력 시장에 현지 생산 거점을 마련해 내수 중심이던 사업구조를 해외 시장으로 확대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 사장은 LX하우시스 초대 사장을 맡았을 때 북미 시장 바닥재와 이스톤 사업을 진두지휘한 '개척자'다.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국내 주택건설 경기가 부진하자 고성능 단열재, 고단열 로이유리 등 고부가가치 사업을 키워 수익성을 높이는 동시에 해외 시장을 집중 공략했다. 미국 조지아주에 인조대리석 공장을 지어 북미 생산 거점을 마련한 것은 신의 한 수로 꼽힌다. 지난해 국내 건자재 부문에서 실적 부진을 겪을 때도 북미 법인 매출은 28% 성장했다.

LG하우시스 대표 퇴임 이후 2014년 한화L&C 초대 대표를 맡았을 때도 같은 전략으로 큰 성과를 냈다. 엔지니어드스톤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해외를 집중 공략해 수익성 개선 돌파구를 마련했던 것이다.

한 사장이 한화L&C 대표 취임 6개월 만에 영업이익을 20% 넘게 성장시켰던 것은 지금도 업계에서 전설로 회자된다.

한 사장은 예리한 통찰력으로 시장을 예측하는 국내 건축자재 분야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구원투수로 등장해 무사만루 위기 상황을 일단 잘 틀어막은 한 사장은 수익성 중심의 사업 체질 개선을 가속화하는 데 최우선 경영 목표를 둘 계획이다.

한명호 사장

△1959년생 △서울사대부고, 한양대 화학공학과, 미국 워싱턴주립대 경영학석사 △1983년 LG화학 입사 △2001년 LG화학 상무 △2007년 (주)LG 경영관리팀장(부사장) △2009~2012년 LG하우시스(현 LX하우시스) 대표이사 △2014~2018년 한화L&C 대표이사 △2021~2022년 한라엔컴 대표이사 △2022년 11월~ LX하우시스 대표이사

[고재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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