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론 돌풍 뒷받침 위해 해외채 발행 더 늘리겠다"
5박7일간 해외 IR 진두지휘
13억달러 해외조달 성공
하반기 뉴욕사무소도 오픈
특례보금자리론 31조 돌풍
정부와 협의해 공급확대 노력
지난 2월 초 금융권에선 13억달러(약 1조7000억원) 규모 글로벌 본드를 발행한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가 화제였다. 당시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 탓에 금융시장 변동성이 컸음에도 좋은 조건에 큰돈을 조달했기 때문이다. 아시아 투자자를 중심으로 주문이 몰려 당초 제시한 금리보다 0.4%포인트 이상 낮췄다. 담보 없이 주금공 신용만으로 공모 달러화 선순위채를 발행하는 건 처음이었는데도 동일 등급 한국물과 비슷한 가격이었다. 첫 발행 때는 보통 가산금리가 더 붙는 점을 고려할 때 이례적이다.
최근 최준우 주금공 사장(사진)은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미국, 대만 현지에서 직접 투자자들과 미팅하고 궁금증을 해소해주며 투자 유치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서민 주거안정 지원과 국내 채권시장 부담 경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5박7일 투자설명회 일정을 함께하고 투자은행 임원들과 면담하며 데뷔전을 진두지휘했다.
주금공은 올해 약 40조원 규모의 정책대출 '특례보금자리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저 연 3%대 고정금리로 주택자금을 빌려주는 상품이다. 지난 1월 말 출시 이후 석 달 만에 신청액이 30조9408억원으로 올해 전체 공급규모 39조6000억원의 80% 가까이 찰 정도로 인기가 높다.
주금공은 현재 추세가 유지된다면 올 상반기에 조기 소진될 것으로 전망한다. 최 사장은 "공급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정부와 협의해 특례보금자리론이 지속 공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통상 수십조 원에 달하는 사업 재원 대부분을 주금공은 주택저당증권(MBS) 발행으로 충당한다. 워낙 물량이 많은 탓에 지난해 말 레고랜드발 신용경색 사태 이후부터는 시장에 다소 부담이다. 이런 우량물이 자금을 빨아들이면 민간 기업의 회사채 조달이 어렵기 때문이다. 최 사장은 "특례보금자리론 흥행에 따른 MBS 발행물량 증가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채권시장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주금공은 MBS를 연중 분산 발행하고, 해외 조달 규모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올 1분기 주금공은 미국 달러화, 유로화, 스위스프랑화, 호주달러화까지 4개 통화로 약 3조원 상당 외화표시 채권을 발행했고, 하반기에도 찍을 계획이다.
해외 조달 확대, 국제 교류를 위해 지난 1월 국제금융부라는 별도 부서도 신설했다. 채권자산운용 경력자, 해외 대학 학위 취득자를 비롯해 전문인력 10여 명으로 구성했다. 하반기에는 뉴욕사무소도 열 예정이다. 최 사장은 "국제금융 기능을 대폭 강화하겠다"며 "원화 MBS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 사장은 2021년 2월 주금공에 부임해 현재 임기 3년 차다. 그는 기억에 남는 상품으로 특례보금자리론과 더불어 주택연금을 꼽았다. 최 사장 취임 후 주금공은 '신탁방식 주택연금'과 '주택연금 지킴이 통장'을 출시하며 호평받았다. 최 사장은 "큰 정책을 펴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디테일한 수요를 해결할 때 호응이 컸다"며 "주택연금 가입 대상 주택가격 상향을 비롯해 노후 주거복지 지원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최준우 사장
△1968년 서울 출생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학사 △미국 조지타운대 경제학 석사 △행정고시 35회 △금융위원회 금융소비자국장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
[서정원 기자 / 사진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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