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광안대교 올랐던 형제복지원 피해자...13시간 만에 농성 풀어

김준호 기자 2023. 5. 1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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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박형준 부산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형제복지원 피해자 최승우(55)씨가 광안대교 상판 난간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 최승우(55)씨가 광안대교 위에 올라 부산시장과 면담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벌이다 약 13시간 만인 오후 6시쯤 내려왔다.

14일 부산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최씨는 이날 오전 5시 20분쯤 택시를 타고 광안대교를 건너다 상판 중간쯤에서 하차했다. 이후 난간으로 내려가 이불을 펴 놓고 농성에 들어갔다. 최씨를 태웠던 택시기사가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과 소방 등 관계기관이 긴급 출동했다. 광안대교 하판에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에어매트가 설치됐고, 해상에는 구조정이 배치됐다.

최씨는 형제복지원 피해 보상 조례 제정과 관련해 박형준 부산시장과 면담을 요구했다. 박형준 시장은 현재 윤석열 대통령 특사로 아프리카를 순방 중이다. 17일쯤 귀국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설치된 에어매트. /부산소방재난본부

이에 박 시장을 대신해 이성권 경제부시장이 현장을 찾아 최씨를 설득했다. 최씨는 난간과 몸을 벨트로 묶으며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경찰 특공대와 위기협상팀이 현장에서 A씨 친척과 함께 설득작업을 이어갔다. 이후 이성권 경제부시장이 15일 면담을 통해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의 의견을 듣고 정부 당국과 지자체 차원의 지원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겠다고 재차 설득하면서 최씨는 농성을 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후 오후 6시쯤 소방구조대원이 사다리를 설치하고 최씨를 구조했다.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은 1960~1992년 경찰 등이 부랑인으로 지목한 사람들을 형제복지원에 강제 수용하고 강제 노역과 가혹 행위를 가한 대표적 인권침해 사건으로 꼽힌다.

진실화해위는 형제복지원이 부산시와 ‘부랑인 수용 보호 위탁 계약’을 체결한 1975년부터 1986년까지 실태를 규명한 결과, 이 기간에 복지원에 입소한 인원은 3만8000여명이었고, 1975~1988년까지 형제복지원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657명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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