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초리 때릴 기회 놓쳐" 김남국 탈당에도 남은 숙제들
김남국 의원이 한 때 최대 수 십억원대 가상자산(암호화폐)을 보유했었다는 논란 속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김 의원의 탈당에도 불구하고 초기 투자의 경위, 투자의 과정, 전체 투자 규모 등에 대한 의혹은 풀리지 않은 채로 남게 된 데 대해 당 안팎의 비판이 제기됐다.
김 의원의 탈당 소식이 전해진 뒤 한 민주당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탈당 결심이 너무 늦었고 이제는 탈당으로 (논란이) 끝날 것 같지 않다"며 "(투자의) 경위가 불분명하고 무슨 돈으로 투자했고, 투자 과정이 어떠했는지, 얼마나 했는지 등을 소상히 밝히고 나갔어야 하는데 그런 것 없이 나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탈당으로 당 차원의 조사를 받을 명분도 사라졌으니 이제 검찰에서 조치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김 의원의 코인 지갑에 있는 '위믹스' 코인 출처와 거래 전후 자금 흐름을 역추적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두 차례 청구했었지만 모두 기각됐다.
김 의원에 대해 제기된 주요 의혹 중 하나는 가상자산 종잣돈의 출처다.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 당시 시세로 60억원에 달하는 위믹스를 보유했단 의혹을 받았다.
김 의원은 지난 8일 언론을 대상으로 배포한 입장문에서 "가상화폐 초기 투자금은 보유하고 있던 LG디스플레이 (주식) 매각 대금"이라고 밝혔었다.
입장문에서 김 의원이 LG디스플레이 주식을 전량 매도한 뒤 이를 가상자산 계좌로 이체했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국회에 신고된 재산 내역 상 김 의원이 2021년 말 기준 전년 대비 약 9억7000만원 가량 증가한 총 11억원의 예금을 보유했던 것으로 집계되자 예금 증가분이 설명되지 않는다는 궁금증을 낳았다.
또 김 의원은 입장문에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22년 2월 전세 보증금을 마련하기 위해 약 8억원을 거래소에서 은행에 이체했다고 추가로 밝혔다. 이는 코인 현금화가 없었다는 김 의원 기존 설명과 배치됐다. 또 다른 인터뷰에서는 2016년 이더리움에 총 8000만원 어치 투자한 것이 가상자산 투자의 시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렇듯 김 의원의 산발적인 해명은 의혹 규명을 더 어렵게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아울러 정작 논란의 중심에 있는 위믹스 코인을 김 의원이 언제, 어떻게 보유하게 됐으며 얼마나 처분했는지는 당 차원 조사를 통해 밝혀지지 못한 채 미궁 속에 남게 됐다.
또 한 가지 의혹은 김 의원이 가상자산을 매매하는 과정에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는지 여부다.
가상자산분석 전문가들에 따르면 김 의원이 최근 1년간 1400건이 넘는 코인 거래를 해왔으며 위믹스 외 김 의원이 거래한 것으로 알려진 코인만 비트토렌트, 마브렉스 등 10여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암호화폐 컨설팅 업체 '원더프레임' 김동환 대표는 지난 1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이건 국회의원이 했다기엔 너무 활발한 내역"이라며 김 의원이 잘 알려지지 않은 코인에도 투자했을 것으로 추정하며 "친구들하고 이야기를 해 본 결과 '이건 지인한테 사기당한 것' 아니면 '함께 사업을 했을 가능성' 둘 중 하나"라고 조심스럽게 추측했다.
한편 김 의원은 이같은 의혹들을 강하게 부인했다.
김 의원은 지난 13일 SNS를 통해 "처음에는 불법 대선자금으로 몰아가더니 이제는 무슨 '불법 로비' 의혹으로 몰아간다"며 "이런 보도를 확인이나 제대로 된 취재도 없이 가상화폐를 잘 모르는 사람의 익명의 인용만으로 오해할 수 있는 기사를 쓰는 것에 정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지난 12일에는 기자들과 만나 "하늘에서 떨어진 돈, 굴러 들어오는 돈도 하나도 없다"며 "문제가 없는데, 법원에서도 영장을 두 번이나 기각한 것을 일부러 특정 언론과 수사기관이 흘려서 마치 엄청나게 뭐가 있는 것처럼 부풀리고 있어서 그 부분에 대해 명확하게 말씀드린 것"이라고 했다. 지난 9일에도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다거나 상속·증여받았다는 것 역시 터무니없는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에 당의 진상조사 도중에 김 의원이 탈당한 것을 두고 "민주당이 회초리를 때려야 하는데 때릴 기회를 놓쳤다"며 "김 의원의 탈당이 민주당에 좋을 수 있는 요소는 하나도 없다"고 비판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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