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만 54조원 재정적자…하반기 개선 기대 점차 낮아져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2023. 5. 1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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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월 월평균 세수펑크 30조원
연간 전망치 58조원 초과 초읽기
소득세와 법인세 등 세금이 제대로 걷히지 않으면서 정부가 2월과 3월 두 달간 평균 30조원이 넘는 나라 살림 적자를 냈다. [사진 = 연합뉴스]
2~3월 두 달간 평균 30조원이 넘는 나라 살림 적자가 발생했다. 소득세와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 세금이 제대로 걷히지 않아 나타난 현상이다.

연말 재정적자 규모가 최소 70조원대 이상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2월과 3월 각각 38조2000억원, 23조1000억원 상당의 관리재정수지 적자를 냈다. 한 달 동안 30조원의 재정수지 적자가 발생한 셈이다. 그나마 1월에 7조3000억원 상당의 흑자를 낸 덕분에 1분기 재정적자 규모는 54조원선에서 그칠 수 있었다.

통합재정수지는 국세수입 등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수치다. 관리재정수지는 여기에서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 수지를 차감하면 나온다. 이는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기 위함이다.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들어온 돈보다 쓴 돈이 많아 빚이 늘어난다는 의미다. 나라 살림을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통상 관리재정수지는 2월부터 6월까지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다 6월에 1차로 정점을 찍고 하반기엔 등락을 거듭하다 6월과 비슷한 수치로 연간 수치가 결정된다.

지난해의 경우 재정적자는 6월 101조9000억원까지 급속히 불어난 후 하반기에 소폭 더 증가해 연말 117조원으로 마무리됐다. 코로나 팬데믹 직전인 2019년에는 6월에 59조5000억원까지 불어난 후 하반기에 적자 규모가 소폭 줄어 연말에는 54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흐름에서 3월은 재정적자가 한참 늘어나는 중간쯤 되는 시기다. 최근 4개년 동안 월별 재정적자 흐름을 보면 3월 말 재정적자는 대개 연간 재정적자의 절반 수준이었다.

2020년 3월 재정적자는 55조3000억원으로 연간은 약 두배인 112조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3월도 48조6000억원의 재정적자를 기록해 그 해 연간 적자는 두배에 조금 못 미치는 90조6000억원이었다. 작년 3월은 45조5000억원이었지만 연간으로는 117조원으로 두배를 훌쩍 넘었다.

이런 흐름이 이번에도 적용된다면 올해 재정적자는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해 가을, 올해 예산을 편성하면서 제시한 올해 재정적자 예상치 58조2000억원을 고수하고 있다. 올해 또다시 100조원 안팎의 적자를 낼 수 있다는 전망에 대해서는 부인한다.

하지만 올해 1~3월 발생한 세수 펑크 규모만 30조원에 육박한다. 정부는 올해 들어 3월까지 87조1000억원 상당의 국세를 걷었다. 4월부터 연말까지 작년과 같은 규모의 세금(284조8000억원)을 걷는다고 가정해도 연말 기준 국세수입은 371조9000억원으로 올해 세입 예산인 400조5000억원 대비 28조6000억원 부족하게 된다.

재정 전문가 상당수는 이런 이유로 올해 재정적자 규모는 보수적으로 잡아도 최소 70조원대 이상이 될 것으로 관측한다. 재정적자가 6월 기준 80조원대 이상까지 불어난 후 하반기에 적자 폭을 일정 부분 메워 연말 기준으로는 70조원 이상이 된다는 것이다.

정부도 4~5월 세수 전망을 낙관하지 않고 있다. 3∼5월은 법인세 분납의 달인데 3월 법인세수가 이미 작년보다 22.6%(6조1000억원)나 감소한 만큼 4월과 5월 역시 비슷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수출 위축으로 경기 부진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1.8%에서 1.5%로 하향 조정했다. 상저하고의 예상 경기 흐름이 상저하중으로 부진할 경우 상반기에 펑크난 세수를 하반기에 상당 부분 메울 수 있다는 기대도 점차 현실성을 잃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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