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말한다] 섬 여인 1972년 6월 10일
2023. 5. 14. 17:00
죽항도에는 돌담이 많았다. 울타리를 모두 얕은 돌담으로 쌓아 정겨워 보이는 마을을 한 바퀴 돌기 시작했다. 우는 아기 소리에 마당을 쳐다보니 젊은 부인이 우는 아기를 안아 달래고 있었다. 아기가 이방인의 얼굴을 보고 울음을 뚝 그쳤다. 마당에는 신발이 흩어져 있고 닭이 뛰어다니는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여인은 나를 보고 웃었다. 목포에서 섬 청년을 알게 되어 육지에서 2년간 살다가 죽항도가 고향인 신랑을 따라오게 됐다고 말했다. 쓰러질 듯한 초가집에 텔레비전, 냉장고, 세탁기 등 번쩍거리는 것은 하나도 없지만 아기 엄마는 바다로 고기 잡으러 나간 남편을 기다리며 행복한 표정이었다.
[전민조 다큐멘터리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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