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AGI가 온다

2023. 5. 1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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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영화 '아이언맨'의 '자비스'가 될까? 그저 똑똑한 '앵무새'에 지나지 않을까? 이러한 논란의 중심에는 OpenAI의 GPT가 있다. 이 모델은 3000억개 이상의 언어 데이터로 학습했다.

오스트리아의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언어의 한계는 세계의 한계다"라고 말했다. 방대하지만 모든 언어 데이터를 학습하지는 못한, 또 비(非)언어적 데이터를 학습하지 못한 GPT가 이 복잡한 세계를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지 않을까? 이러한 이유로 일부 전문가들은 LLM(Large Language Model)인 GPT가 주어진 문장 속 다음에 나올 단어를 예측하는 '확률론적 앵무새'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실제로 GPT는 다음 단어를 예측하는 학습 방식을 통해 발전해왔다.

OpenAI의 공동 창업자이자 수석과학자인 일리야 수츠케버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조금 시간이 걸릴 수는 있지만, GPT가 텍스트를 통해서 압축된 방식으로 세상을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다음 단어를 잘 예측한다는 것은 GPT가 '이해하는 능력이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고도 주장한다.

대부분의 LLM은 다음에 이어질 단어를 예측하도록 학습하고 추론한다. 단순해 보이는 이 과정에서 세 가지 창발적 능력이 발현된다. 첫째, 추가 학습 없이 몇 가지 예제를 보고 맥락을 캐치해 추론하는 '맥락 내 학습(In-Context Learning)'. 둘째, 예제 없이도 지시에 따라 과제를 적절하게 수행하는 '지침 따르기(Instruction Following)'. 셋째, 중간 단계를 자세히 설명해 줄수록 추론력이 향상되는 '단계별 추론(Step-by-Step Reasoning)'이다. LLM에서만 발견되는 특별한 능력의 이유를 아직까지 밝혀내지 못했다.

이러한 특별한 능력이 인간 수준이 되면, 자비스는 현실이 된다. 자비스는 인공일반지능(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으로 볼 수 있다. AGI는 사람이 하는 모든 지적인 작업을 해낼 수 있는 AI를 말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GPT-4를 면밀하게 실험한 'The Sparks of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라는 논문에서, GPT-4를 초기 버전의 AGI로 결론지었다.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수년 내 AGI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AI의 대부인 제프리 힌턴 교수는 인간보다 똑똑해질 수 있는 AI에 대해 경고의 메시지를 연일 쏟아 내고 있다.

연구자들이 AGI의 실현 가능성을 낮게 판단했던 것이 불과 몇 달 전이다. 지금 분위기는 AGI가 현실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샘 올트먼 OpenAI CEO는 자신이 쓴 'AGI를 위한 계획과 그 너머'라는 글에서 강력한 AI를 적용하고 실제 환경에 운영하면서 점진적으로 대응할 것을 주장한다. 다가올 AGI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현명한 실행이 필요하다.

[이주열 LG CNS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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