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가왕' 조용필과 함께라면 눈치·나이·체면은 없다
김진석 기자 2023. 5. 14. 16:45
2003년 이후 여덟 번째 잠실주경기장 공연
신곡 '필링 오브 유(Feeling of you)' 첫 공개
'가왕'과 '오빠 부대'가 하나된 축제의 장
"제 나이가 올해 오십 다섯입니다."
공연 시작과 함께 가왕(歌王) 조용필(73)의 너스레에 모두가 '빵' 터졌다.
데뷔 55주년을 기념해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2023 조용필&위대한 탄생'은 그가 걸어온 인생 55년과 앞으로 들려줄 음악에 대한 기대감이 공존했다.
그는 공연 내내 멘트를 자제했다. "나는 노래를 하겠다. 그냥 즐겨라"라는 말을 하곤 앙코르 포함 총 25곡을 쉼 없이 내달렸다. 본인 말대로 '55세의 열정'이었다. 그의 열정에 원조 '오빠 부대'원들도 조건없이 따랐다.
◇ 눈치 볼 것 없는 모두의 축제
관객들의 연령과 무관하게 예열은 시작됐다. 이미 공연 전부터 주경기장 근처 조용필의 등신대 앞에 서서 인증샷을 찍는 등 모두가 즐겼다. 제주에서 왔다는 69세 김순자 씨는 "언제 또 보게 될 지 모르는 공연을 위해 전날 제주도에서 올라왔다. 그간 코로나19로 공연의 기회가 적었고 지난해 공연에서 함성을 맘껏 못 질렀는데 오늘은 무척 기대된다"고 한껏 상기된 표정을 지었다.
조용히 자리에 앉아 환호하고 노래를 따라부르다가 분위기가 무르익자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흔들었다. 사실 생소한 모습은 아니다. 꾸준히 조용필의 콘서트를 찾아온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다 그렇다. 가왕의 노래 앞에 체면이나 눈치 따윈 없었다. 주부들에겐 해방의 날이고 자유의 시간이다. 실제 공연장에는 부부 동반도 많았다.
코로나19가 위기 경보가 '심각'에서 '경계'로 낮아진 후 열린 공연은 그 어느 때보다 후끈했다. 오프닝부터 폭죽을 아낌없이 터뜨렸고 LED와 조명, 무대 장치 등 모든 걸 쏟아부었다. 가로 125m·세로 27m의 거대한 아치형 LED 전광판에 나오는 8K 초고화질 대형 화면이 압도적인 스케일을 증명했다. 아이돌 공연에 필수품이 된 수만원짜리 야광봉을 직접 제작, 전 관객에게 무료로 배포해 공연마다 블루투스 기능을 이용한 중앙 제어 시스템을 통해 객석과 무대가 하나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 '55세' 가왕이기에 가능한 셋리스트
관객을 춤추게 한 원동력은 당연히 조용필이다. 게스트도 없이 이어지는 공연이지만 쉬는 시간은 없었다. 그 흔한 VCR도 없었고 두 시간이 넘게 25곡을 내달렸다. 실제 나이 70대 라고 믿기 힘든 스테미너가 대단했다. 주경기장을 덮는 성량과 고음은 극나 술·담배를 멀리하며 지켜온 철저한 자기 관리의 결과다.
무대 분위기도 환상적이었다. 감각적인 LED는 보는 즐거움을, 수십년을 함께한 밴드 위대한 탄생의 도움은 듣는 즐거움의 극대화를 완성시켰다. 공연 중 메가 히트곡 '모나리자' '여행을 떠나요' '바운스(Bounce)' 등의 반응이 정말 뜨거웠다. '떼창'이 터져나오며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두 곡의 앙코르를 포함해 에너지를 아낌없이 쏟아낸 후 귀가하는 관객들의 표정에서는 왠지 모를 자부심이 느껴졌다. 그간의 스트레스를 모두 털어버린 듯 후련한 모습이 왜 조용필이며 '가왕'이라 불리는 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이번 잠실주경기장은 조용필에게 여덟 번째 공연 장소였다. 국내 가수 중 지금까지 잠실주경기장에서 공연을 한 가수는 조용필을 비롯해 H.O.T·god·조용필·신화·이승환·이승철·JYJ·이문세·서태지·엑소·방탄소년단·싸이·아이유·NCT DREAM이다. 복수 개최 가수도 있지만 조용필은 무려 여덟 차례. 2003년 처음 인연을 맺은 후 여덟 번이며 매번 매진은 당연한 결과였다.
◇ 트렌드 이끄는 신곡과 앞으로…
이날 가장 기대를 모은 장면은 조용필 신곡에 대한 객석의 반응이었다. 가수들에게 콘서트에서 신곡 공개는 가장 설레며 떨레는 순간이다. 특히 공연형 가수에게 신곡이란 팬 연령층과 무대 규모를 확장할 수 있는 힘이다.
지난달 26일 발매된 새 앨범 '로드 투 트웬티-프릴루드 투(Road to 20-Prelude 2)' 타이틀인 '필링 오브 유(Feeling of You)' 무대를 최초 공개했다. 재치 있는 가사와 멜로디가 돋보이는 신스팝 장르. 모두가 몸을 들썩이게 하는 조용필 특유의 음색이 돋보이는 매력적인 곡이었다. 가사도 귀에 쏙쏙 박혔다. 운명적인 순간에 모두를 향한 응원을 넘어 꿈과 희망, 믿음을 주제로 더 확장된 메시지를 담았다. 노래를 부르는 조용필 뒤로 펼쳐진 3D 애니메이션과 화려한 색감이 돋보이는 뮤직비디오도 시선을 붙들었다.
보통의 가수들이 공연 마지막 다음을 예고하지만 조용필은 없었다. 기약하지 않았음에도 설렘은 더 커지고 빠른 시일 내 공연으로 찾아올 것이라는 건 팬들과 암묵적 약속이다.
김진석 엔터뉴스팀 기자 kim.jinseok1@jtbc.co.kr(콘텐트비즈니스본부)
YPC, 인사이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신곡 '필링 오브 유(Feeling of you)' 첫 공개
'가왕'과 '오빠 부대'가 하나된 축제의 장
공연 시작과 함께 가왕(歌王) 조용필(73)의 너스레에 모두가 '빵' 터졌다.
데뷔 55주년을 기념해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2023 조용필&위대한 탄생'은 그가 걸어온 인생 55년과 앞으로 들려줄 음악에 대한 기대감이 공존했다.
그는 공연 내내 멘트를 자제했다. "나는 노래를 하겠다. 그냥 즐겨라"라는 말을 하곤 앙코르 포함 총 25곡을 쉼 없이 내달렸다. 본인 말대로 '55세의 열정'이었다. 그의 열정에 원조 '오빠 부대'원들도 조건없이 따랐다.
관객들의 연령과 무관하게 예열은 시작됐다. 이미 공연 전부터 주경기장 근처 조용필의 등신대 앞에 서서 인증샷을 찍는 등 모두가 즐겼다. 제주에서 왔다는 69세 김순자 씨는 "언제 또 보게 될 지 모르는 공연을 위해 전날 제주도에서 올라왔다. 그간 코로나19로 공연의 기회가 적었고 지난해 공연에서 함성을 맘껏 못 질렀는데 오늘은 무척 기대된다"고 한껏 상기된 표정을 지었다.
조용히 자리에 앉아 환호하고 노래를 따라부르다가 분위기가 무르익자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흔들었다. 사실 생소한 모습은 아니다. 꾸준히 조용필의 콘서트를 찾아온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다 그렇다. 가왕의 노래 앞에 체면이나 눈치 따윈 없었다. 주부들에겐 해방의 날이고 자유의 시간이다. 실제 공연장에는 부부 동반도 많았다.
코로나19가 위기 경보가 '심각'에서 '경계'로 낮아진 후 열린 공연은 그 어느 때보다 후끈했다. 오프닝부터 폭죽을 아낌없이 터뜨렸고 LED와 조명, 무대 장치 등 모든 걸 쏟아부었다. 가로 125m·세로 27m의 거대한 아치형 LED 전광판에 나오는 8K 초고화질 대형 화면이 압도적인 스케일을 증명했다. 아이돌 공연에 필수품이 된 수만원짜리 야광봉을 직접 제작, 전 관객에게 무료로 배포해 공연마다 블루투스 기능을 이용한 중앙 제어 시스템을 통해 객석과 무대가 하나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관객을 춤추게 한 원동력은 당연히 조용필이다. 게스트도 없이 이어지는 공연이지만 쉬는 시간은 없었다. 그 흔한 VCR도 없었고 두 시간이 넘게 25곡을 내달렸다. 실제 나이 70대 라고 믿기 힘든 스테미너가 대단했다. 주경기장을 덮는 성량과 고음은 극나 술·담배를 멀리하며 지켜온 철저한 자기 관리의 결과다.
무대 분위기도 환상적이었다. 감각적인 LED는 보는 즐거움을, 수십년을 함께한 밴드 위대한 탄생의 도움은 듣는 즐거움의 극대화를 완성시켰다. 공연 중 메가 히트곡 '모나리자' '여행을 떠나요' '바운스(Bounce)' 등의 반응이 정말 뜨거웠다. '떼창'이 터져나오며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두 곡의 앙코르를 포함해 에너지를 아낌없이 쏟아낸 후 귀가하는 관객들의 표정에서는 왠지 모를 자부심이 느껴졌다. 그간의 스트레스를 모두 털어버린 듯 후련한 모습이 왜 조용필이며 '가왕'이라 불리는 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이번 잠실주경기장은 조용필에게 여덟 번째 공연 장소였다. 국내 가수 중 지금까지 잠실주경기장에서 공연을 한 가수는 조용필을 비롯해 H.O.T·god·조용필·신화·이승환·이승철·JYJ·이문세·서태지·엑소·방탄소년단·싸이·아이유·NCT DREAM이다. 복수 개최 가수도 있지만 조용필은 무려 여덟 차례. 2003년 처음 인연을 맺은 후 여덟 번이며 매번 매진은 당연한 결과였다.
이날 가장 기대를 모은 장면은 조용필 신곡에 대한 객석의 반응이었다. 가수들에게 콘서트에서 신곡 공개는 가장 설레며 떨레는 순간이다. 특히 공연형 가수에게 신곡이란 팬 연령층과 무대 규모를 확장할 수 있는 힘이다.
지난달 26일 발매된 새 앨범 '로드 투 트웬티-프릴루드 투(Road to 20-Prelude 2)' 타이틀인 '필링 오브 유(Feeling of You)' 무대를 최초 공개했다. 재치 있는 가사와 멜로디가 돋보이는 신스팝 장르. 모두가 몸을 들썩이게 하는 조용필 특유의 음색이 돋보이는 매력적인 곡이었다. 가사도 귀에 쏙쏙 박혔다. 운명적인 순간에 모두를 향한 응원을 넘어 꿈과 희망, 믿음을 주제로 더 확장된 메시지를 담았다. 노래를 부르는 조용필 뒤로 펼쳐진 3D 애니메이션과 화려한 색감이 돋보이는 뮤직비디오도 시선을 붙들었다.
보통의 가수들이 공연 마지막 다음을 예고하지만 조용필은 없었다. 기약하지 않았음에도 설렘은 더 커지고 빠른 시일 내 공연으로 찾아올 것이라는 건 팬들과 암묵적 약속이다.
김진석 엔터뉴스팀 기자 kim.jinseok1@jtbc.co.kr(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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