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회계기준 도입된 보험사, 1분기 7조여원 ‘역대급 실적’

일러스트=이은현

새 회계제도(IFRS17)가 도입된 가운데 국내 보험사가 올해 1분기 처음으로 약 7조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전망됐다.

14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처음으로 IFRS17을 적용한 전체 보험사는 올 1분기 순이익 7조여원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6조7000억~7조원 정도로 예상되는 은행권의 이익을 상회한 규모다.

지난해 손해보험사와 생명보험사를 모두 합친 보험업계의 순이익이 9조2000억원 가량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불과 1분기 만에 지난해 전체 순이익에 버금가는 실적을 거둔 셈이다.

1분기와 같은 실적을 올해 계속 낸다고 가정하면 연간으로는 28조원의 순이익을 거둘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손해보험업계 빅5인 삼성화재는 올 1분기 순이익 6133억원을 거뒀다. DB손해보험이 4060억원, 메리츠화재가 4047억원, 현대해상이 3336억원, KB손해보험이 2538억원이었다. 시장에 매물로 나온 중소형 손해보험사 롯데손해보험도 순이익이 794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생명보험업계에서도 업계 2위 한화생명의 올 1분기 순이익이 4225억원에 달했다.

보험업계가 자산과 영업 규모 등에서 체급이 월등히 높은 은행권을 위협할 정도로 역대급 실적을 올린 데는 IFRS17이라는 마법이 작용했다는 게 업권의 분석이다.

IFRS17은 보험부채를 평가할 때 원가가 아닌 시가 기준으로 평가하고 손익을 인식할 때도 현금흐름에 따라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계약 전 기간에 걸쳐 나눠 인식한다. 저축성 보험보다 보장성 보험 상품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가진 보험사에 유리하다는 평이다.

그동안 보험사들은 자산은 시가로, 부채는 원가로 평가해 실적을 발표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IFRS17에 따라 손익을 현금주의 대신 발생주의로 인식하고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며 계약 서비스마진(CSM)이라는 계정을 새로 도입했다.

CSM은 보험계약으로 얻을 미실현 이익을 평가한 값이다. 보험사는 CSM을 계약 시점에 부채로 인식하고 계약 기간 동안 상각해 이익으로 인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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