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만심→상대에 대한 존중, T1 ‘구마유시’ 이민형의 성장은 현재진행형[SS스타]

T1의 원거리 딜러 ‘구마유시’ 이민형. 제공 | 라이엇 게임즈

[스포츠서울 | 런던=김민규기자]“상대를 더 존중하면서 경기에 임했다.”

풀세트까지 가는 명승부 끝에 복수전에 성공했다. 그동안 품어왔던 자만심을 버리고 상대를 존중해 경기에 임한 것이 승리를 가져왔다. 국제대회서 다시 만난 젠지에 설욕한 T1의 원거리 딜러 ‘구마유시’ 이민형의 ‘성장’은 현재진행형이다.

T1은 1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코퍼 박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3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브래킷스테이지 승자조 2라운드에서 젠지에 세트스코어 3-2로 승리했다. 지난 LCK 스프링 결승전 패배를 말끔히 씻어낸 T1은 가장 먼저 MSI 브래킷스테이지 3라운드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날 T1은 교전과 운영에서 젠지를 압도하며 1·2세트를 먼저 챙겼다. 승리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던 3세트, 역전패를 허용했고 4세트 마저 내주며 승부는 원점이 됐다. 그리고 대망의 5세트에서 흔들림 없는 한타 집중력을 앞세워 마침내 승리했다. 이민형의 활약이 돋보인 하루였다.

T1의 원거리 딜러 ‘구마유시’ 이민형이 1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MSI 2023’ 젠지와의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제공 | 라이엇 게임즈

쉽게 이길 것이란 자만심을 버린 것이 승리비결이다. 경기 후 이민형은 “T1은 항상 강팀이고 승리가 기대되는 팀이라 생각한다. 지난 LCK 스프링 결승에서 젠지를 쉽게 이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이번에는 젠지를 좀 더 존중하면서 ‘우리가 이길 수 있을까, 우리가 더 잘하니까 이길 수 있다’란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속내를 밝혔다.

그러면서 “승리는 기쁘지만 3·4세트 때 좋지 않은 플레이가 나와서 아쉽다. 하지만 1‧2세트를 우리가 압도적으로 이겼기 때문에 하던 대로 잘하면 5세트 이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4세트에 급하게 들어간 점 등 여러 방면으로 보완이 필요하지만 먼저 내가 더 잘해야 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젠지의 신예 원거리 딜러 ‘페이즈’ 김수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자신의 상대로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이민형은 “둘 중 한명도 완벽하지 않았기 때문에 잘한 경기도 있고, 못했던 경기도 있었다. (김수환과)나 서로 잘했다”고 전했다.

이날 승리로 T1은 MSI 브래킷스테이지 3라운드서 징동 게이밍과 빌리빌리 게이밍의 ‘중국(LPL) 내전’ 승자와 결승직행을 놓고 맞붙는다. 이민형이 꼽은 3라운드 상대는 누굴까.

그는 “징동 게이밍이 이길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빌리빌리 게이밍도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개인적으론 빌리빌리 게이밍이 이길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며 “만약 징동 게이밍을 만나면 상위 라운드에서 이겨도 결승에서 다시 만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때문에 빌리빌리 게이밍이 올라오는 것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T1은 지난해에 이어 ‘2회 연속 MSI 결승 진출’이란 중요한 길목에 서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T1이 3라운드에서 중국 팀을 제압하고 MSI 결승에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리기를 기대해본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