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의원들 “진상조사 중 김남국 탈당, 당을 궁지로 더 몰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4일 “어려운 민생고 속에서 신음하시는 국민 여러분께 민주당 소속 의원이 그런 문제(60억 코인 의혹)로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서 더불어민주당을 대표해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이날 오전 민주당 김남국 의원은 탈당 의사를 밝혔고, 이날 오후 탈당계를 제출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쇄신 의원총회에 앞서 ‘60억 코인 의혹’에 대해 사과했다. 이 대표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하루 24시간 정말 불철주야로 우리 국민들의 삶을 챙겼어야할 선출직 공직자로서의 책무를 충실히 다 하지 못해 우리 국민들께 실망을 드린 점에 대해서는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다”고 했다. 이어 “향후 이런 문제 때문에 우리 국민들께서 더 이상 심려를 하지 않도록 저희가 충분히 대안도 마련하고 노력도 드리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날 민주당 쇄신의총은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김남국 60억 코인 의혹’이 터진 가운데 민주당의 활로를 모색하자는 차원에서 열렸다. 민주당은 소속 의원 168명 가운데 150명 넘게 참여한 쇄신 방안 설문 결과를 이날 비공개 의총에서 공개하고 이 내용을 바탕으로 토론을 이어갈 계획이다.
비명계 설훈 의원은 이날 쇄신의총이 언론에 공개돼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설 의원은 “의총은 공개가 원칙”이라며 “국민의 대표가 말하는 것은 국민이 알아야 한다는 게 상식”이라고 했다. 그는 “의총을 공개해야 당내 분란이 적어진다”고도 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오늘 보고 내용 가운데 언론에 공개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다음 의총부터는 사전에 동의 얻어서 가능하면 공개 의총을 열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날 오후 4시부터 비공개로 진행된 쇄신의총 전반부에서는 민주당 여러 의원들이 ‘김남국 의원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달라’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전해졌다.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가 (의총에서) 발언을 제일 처음 했다. 김 의원이 무책임하다고 이야기했고, 당 진상조사가 진행되는 중에 이렇게 무책임하게 탈당을 선언해 버리고 당을 사랑한다고 이야기하면서 당을 더 궁지로 모는 그런 일을 선택한 것에 대해 화가 난다고 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김 의원의 무책임한 탈당에 대해서 우리 구성원들이 다 분노하고 있으니까 조사도 계속하고 국회 윤리위에도 제소해라, 즉각적으로 처리하라고 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비슷한 의견을 내놓은 의원들이 많았냐는 질문에 “많았다. 압도적이다”라며 “지금까지 열 몇 분이 다 비슷하게 지도부가 책임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며 “김 의원에 대한 조사를 끝내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들이 훨씬 많았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의원들 다수의 의중은 당헌당규에 얽매여서 탈당한 사람에 대한 징계라든지 진상조사라든지 이런 국민에게 우리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을 제대로 못 하는 것, 그게 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의 구성원으로 우리 당의 공천을 받아 국민들에게 혈세 받아서 정치활동 해오던 사람이 여러 의혹과 국민적 비난에 대해서 무책임하게 이렇게(탈당) 하고 그것을 방치하면 민주당이 더 무책임한 정당이 되는 것 아니겠나”라고 덧붙였다.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지금까지와는 당의 다른 대응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이 터져나왔다”며 “여론조사에서 국민 절반 이상이 민주당이 대처를 잘못했다고 본다는 결과가 나왔고 당원이나 의원들이 바라보는 민주당보다 국민들이 더 가혹하게 평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쇄신의총을 앞두고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의원과 당원보다 일반 국민이 민주당의 도덕성과 유능함 등의 다양한 측면에서 낮은 평가를 했다는 취지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날 쇄신의총에서는 김 의원의 가상자산 보유 논란에 대해 당에서 꾸린 진상조사단의 조사 결과 보고가 있었다. 진상조사 결과는 양은 방대하지만 내용은 미진해 제대로 협조가 된 건지 의아하다는 반응도 나왔다고 한다. 이 원내대변인은 “이용 거래소, 전자지갑, 거래 코인 종목, 수입 등 거래 현황 관련해선 진상조사단이 관련된 요청 자료를 (김남국 의원으로부터) 제출받지 못한 상황이었다”고 했다. 김남국 의원이 민주당 권고대로 코인을 매각했는지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한다.
민주당은 이날 ‘민주당 쇄신안’을 대주제로 한 설문조사(민주당 의원들 대상)와 여론조사(국민·당원 대상) 결과 발표, 자유토론, 상임위별 분임토론, 종합토론 순서로 의총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저녁식사를 오후 7시 30분까지 마치고 종합토론을 계속하기로 했다. 분임토론을 없앤 것이다. 종합토론 이후에는 의원 전원 명의의 결의문도 채택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재명 대표는 이날 비공개 의총 전반부를 마치고 식사를 하러 자리를 떠나면서 쇄도하는 질문에 “의원님들의 말씀을 잘 듣고 있는 중입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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