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으로 사라진 ‘300야드 장타’와 함께 날아간 우승 … 그래도 화끈했던 ‘슈퍼 루키’ 방신실
1타 차 단독선두를 달리던 방신실(19)이 있는 힘껏 드라이버를 날렸다. 마음 먹으면 300야드까지 보낼 수 있는 방신실이라면 충분히 ‘2온 공략’이 가능한 홀이었다. 하지만 우승에 쐐기를 박기 위해 날린 공은 충분히 잘 맞았지만 그만 방향이 빗나가는 바람에 왼쪽 숲으로 사라져 버렸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방신실은 8m 보기 퍼팅을 넣으면서 공동선두로 버텨냈지만 이어진 18번홀(파4)에서 또다시 두 번째 샷을 터무니 없이 그린 너머로 보내는 바람에 보기를 범해 첫 승 기회를 날려 버렸다.
무서운 장타 신인 방신실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공동3위를 기록했다.
방신실은 14일 경기도 용인의 수원컨트리클럽 뉴코스(파72)에서 끝난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2개로 4언더파 68타를 기록해 합계 13언더파 203타로 이예원과 함께 공동3위를 기록했다. 크리스에프앤씨 제45회 KLPGA 챔피언십 공동4위에 이어 시즌 두 번째 ‘톱5’ 성적이다.
비록 우승은 막판 짜릿한 뒤집기에 성공한 임진희(15언더파 201타)에게 돌아갔지만 이날 방신실이 보여준 활약은 골프팬들의 기억에 오래 남을 정도로 화끈했다.
이번 대회 전까지 장타 1위는 258.36야드를 날리고 있는 김수지였다. 하지만 현재 KLPGA 투어 최장타자는 방신실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대회 출전 횟수가 적어 공식 통계에는 오르지 못하고 있지만 방신실은 평균 261.35야드를 날렸다.
아직 신인의 티를 벗지 못한 성급한 플레이와 너무 공격적인 스타일이 첫 우승의 시간을 늦추고 있지만 대형 스타가 될 자질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크리스에프앤씨 제45회 KLPGA 챔피언십에서는 파 퍼팅을 툭 쳐서 넣는다는 것이 그만 실수가 나오면서 더블보기가 된 사례도 있다.
이날도 15번홀까지 버디만 6개를 잡으면서 단독선두로 치고 올랐지만 마지막 2개 홀에서 나온 연속 보기 탓에 우승을 다음 기회로 돌려야 했다.
특히 17번 홀에서 첫 티샷 실수 후에도 다시 공격적인 티샷 플레이로 보기를 만들어 냈고 마지막 홀에서도 두 번째 샷 실수가 있었지만 역시 화끈한 장타로 골프팬들을 매료시켰다.
사실 방신실에게는 17번 홀처럼 공격적인 플레이를 해야만 하는 남모를 사연이 있다. 현재 조건부 시드여서 출전할 수 있는 대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우승에 대한 목마름이 다른 선수 보다 더 클 수 밖에 없다. 그 절박함이 이따금 치명적인 실수를 유발하고 있을 수 있다.
지난 해 대상 수상자 김수지는 손예빈과 함께 공동5위(5언더파 206타)에 올랐고 대회 3연패에 도전했던 박민지는 공동9위(8언더파 208타)로 대회를 마쳤다.
오태식기자(ots@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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