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인 척 새 장가 들고 아이 낳은 40대 세 아이 아빠, 사기 혐의로 징역 3년

이름, 가족 전부 속이고 억대의 돈 편취
같은 수법에 당한 다른 피해자 통해 사기극 들통나

결혼해 세 명의 자녀를 둔 한 40대 남성이 미혼 행세를 하며 사귄 여성과 결혼식을 올린 뒤 억대의 돈을 가로챈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수원지방법원 / 사진=연합뉴스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1단독(김수정 판사)은 어제(13일) 사기와 공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습니다.

지난 2016년 2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사업비 명목으로 30대 여성 B씨에게서 총 1억 8400여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은 그는 이미 결혼한 아내와 사이에서 낳은 아들의 이름을 가명으로 써가며 B씨를 만났고 헬스장을 운영한다면서 직업도 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씨는 “내가 지금 지갑을 잃어버렸다. 헬스장 기구를 바꿔서 거래처에 돈을 줘야 한다”며 거짓말을 거듭해 20차례에 걸쳐 B씨의 돈을 가로챈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 2017년 가짜 부모님과 하객 등을 동원해 B씨와 결혼식을 올린 A씨는 당시 상견례도 하지 않고 혼인 신고도 미루는 자신을 B씨 가족들이 의심하자 통장 잔고가 14억원인 것처럼 위조하고, 배우자와 자녀가 없는 것으로 보이도록 가족관계 증명서도 꾸며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같은 방식으로 피해자를 속인 A씨는 결혼한 B씨와 아이까지 가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그에게 비슷한 수법으로 피해를 본 다른 여성과 B씨가 연락이 닿으면서 A씨가 벌인 사기극이 들통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A씨는 재판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워 돈을 변제하지 못했던 것이지 B씨와 결혼 생활을 유지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라며 제기된 소에 반박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의 출생신고를 계속 미뤄왔고, 출산한 아내에게 생활비를 보내는 등 자녀를 부양하기 위한 노력도 달리 없었던 점을 감안해 피고인의 변명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더불어 “피해자는 경제적 손해뿐 아니라 피고인에게 배신당했다는 정신적 충격이 상당할 것이고, 자녀의 양육도 홀로 부담할 것으로 보여 피고인의 범행이 쉽게 용서받을 수 없다고 생각된다”면서 “피고인을 엄벌에 처해 잘못을 돌아보고 반성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주나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uliet3122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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