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미식 한 번에 다 잡는 싱가포르 호캉스 명소 떴다
오픈 1년만에 인기 호텔 1위 등극
50년된 건물 리뉴얼 해 인기몰이
쇼핑에 먹방투어까지 럭셔리 힐링
싱가포르 오차드로드에 아시아·태평양 최대 규모 힐튼 호텔이 등장했다. 글로벌 호텔 브랜드 힐튼이 1971년 지어진 건물을 리모델링해 오픈한 '힐튼 싱가포르 오차드'는 오픈 1년 만에 싱가포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호텔로 등극했다.
'쇼핑의 메카'에 자리한 메가 호텔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2년 2월 문을 연 힐튼 싱가포르 오차드는 쇼핑 거리 오차드로드 중심에 위치한다. 창이공항에서 차로 25분. 센토사와 마리나베이까지는 차로 20분이 걸린다. 가까운 지하철(MRT)역으로는 서머셋, 오차드역이 있다. 도보로 호텔에서 5분 거리다.
오차드로드는 싱가포르는 물론, 아시아를 대표하는 쇼핑 거리다. 2.5㎞ 대로를 따라 고급 호텔과 쇼핑몰이 줄을 잇는다. 쇼핑 목적으로 싱가포르에 왔다면 힐튼 싱가포르 오차드에 묵는 게 답이다. 지금 가장 핫한 쇼핑몰 ION오차드, 싱가포르에서 가장 오래된 백화점 탕스 등 쇼핑센터까지 도보 이동이 가능하다.
호텔 건물은 역사가 50년도 넘었다. 본래 만다린 오차드 호텔이 있던 곳으로 레노베이션을 통해 힐튼 브랜드를 달았다. 1층부터 3층까지는 상점이 모여 있는 만다린 갤러리가 위치한다. 5층부터는 호텔 공간이다.
호텔은 만다린윙(40층)과 오차드윙(37층) 두 건물로 이뤄져 있다. 체크인 데스크가 위치한 5층 로비 공간을 통해 만다린윙과 오차드윙이 연결된다. 레스토랑은 전부 만다린윙에 있다. 다만 두 건물이 연결되는 5층에 대부분 몰려 있기 때문에 오차드윙에 묵어도 불편함은 없다.
총지배인이 직접 추천한 객실
객실 수가 어마어마하다. 1080실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있는 힐튼 호텔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싱가포르 최대 호텔은 아니다. 이보다 객실이 많은 호텔은 싱가포르에서 딱 2곳뿐이다.
객실 타입은 13개로 나뉜다. 일반 객실 6타입, 스위트 6타입 그리고 장애인 친화 객실이 있다. 일반 객실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건 디럭스룸이다. 면적 34㎡로 총 214실이 있다.
파노라믹룸은 디럭스룸과 면적은 같지만 좀 더 좋은 전망을 품고 있다. 소파베드가 있어서 최대 어른 3명까지 투숙할 수 있다. 단, 파노라믹룸에는 욕조가 없으니 참고하길. 오차드윙 33~36층에 파노라믹룸이 위치한다.
이그제큐티브룸은 201실로 면적은 프리미엄룸과 동일하다. 이그제큐티브룸과 스위트 객실에 머물면 이그제큐티브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다.
스위트는 객실 특성에 따라 6개로 구분한다. 원 베드룸 스위트는 세드릭 누불(Cedric Nubul) 힐튼 싱가포르 오차드 총지배인이 추천하는 객실이다. 그는 "굉장히 편안하면서도 우아한 방이다. 침실 뒤편에 마치 복도처럼 만들어진 옷장 공간은 특히 여성 고객에게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객실은 깔끔한 분위기로 꾸몄다. 적당히 톤 다운한 인테리어에서 편안함이 느껴진다. 기본 객실에서도 노트북을 펼쳐놓고 작업할 수 있도록 둥근 탁자와 의자를 따로 배치했다. TV 장 뒤편 양쪽 공간을 활용한 개방형 옷장이 눈에 띈다.
오차드로드에서 쇼핑하는 기분을 호텔 객실에서도 느끼라고 일부러 개방형 옷장을 설치했다. 옷가게에 걸린 옷을 골라 입는 기분을 낼 수 있도록 말이다.
힐튼 싱가포르 오차드는 '지속가능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호텔이다. 2022년 건물을 레노베이션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이 바로 지속가능성이다. 이러한 노력은 객실 곳곳에 묻어 있다.
객실에는 우선 플라스틱 물병이 없다. 호텔 건물 안에 자체 정화 시설을 갖추고 있어서 플라스틱이 아닌 유리병에 물을 채워 객실에 비치한다. 방마다 움직임 감지 센서가 있어 사람이 방에서 나가고 15분이 지나면 에어컨과 TV, 조명이 자동으로 꺼진다.
호텔 안내 책자와 룸서비스 메뉴판도 없다. TV에 나오는 QR코드를 이용해 호텔 정보와 메뉴 확인 및 음식 주문이 가능하다.
현지인에게도 사랑받는 레스토랑
힐튼 싱가포르 오차드의 식음업장은 총 5곳이다. 뷔페 레스토랑 에스테이트(Estate), 싱가포르 현지 음식을 내는 채터박스(Chatterbox), 캘리포니아-이탈리안 레스토랑 오스테리아 모차(Osteria Mozza), 쓰촨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중식당 시센 한텐(Shisen Hanten) 그리고 바&라운지 진저릴리(Ginger.Lily)가 있다.
에스테이트에서는 세계 각지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조식으로는 싱가포르 등 동남아 현지식은 물론, 중국계를 겨냥한 다양한 콘지(Congee, 멥쌀로 만든 걸쭉한 죽), 채식주의자를 위한 요리 등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저녁에는 메뉴가 더 다양하다. 싱가포르식 소프트 셸 크랩, 와규 소고기 국수, 블랙 트러플 구운 오리 등 다양한 요리가 차려진다.
1971년에 장사를 시작한 유서 깊은 레스토랑 채터박스에서는 '치킨라이스' '락사' '바쿠테' 등 싱가포르 현지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싱가포르 음식을 내는 곳이라서 여행객뿐만 아니라 현지인에게도 인기가 좋다.
오스테리아 모차는 미국인 스타 셰프 낸시 실버턴이 책임지고 있다. 오스테리아 모차에는 야외 정원이 있다. 이곳에서 총 20종류의 식물을 기른다. 3~4종류의 식물은 셰프가 직접 향신료로 만드는 데 사용한다.
시센 한텐은 힐튼 싱가포르 오차드 유일 미쉐린 별을 받은 레스토랑이다. 시센 한텐에서 가장 맛있게 먹은 건 바닷가재 요리였다. 살이 탱글탱글한 바닷가재에 칠리소스를 끼얹어 볶아낸 메뉴인데, 적당히 달고 새콤한 칠리소스가 담백한 가재 살에 푹 버무려져 환상의 조합을 자랑한다.
오후에 배를 채우거나 늦은 밤 술을 한잔하고 싶다면 진저릴리로 가면 된다. 차 2종류와 각종 디저트가 포함된 애프터눈 티는 현지인에게도 인기가 많다. 밤에는 믹솔로지스트가 직접 개발한 독창적인 콘셉트 칵테일을 맛볼 수 있다. 자연과 식물에서 영감을 받은 칵테일이 많다.
6층에 있는 이그제큐티브 라운지에서 아침 조식과 애프터눈티, 해피아워 등을 제공한다. 미팅룸이 있는데 1시간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야외 수영장은 5층 로비 옆에 있다. 풀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동남아시아 호텔을 선택할 때 야외 수영장이 가장 중요하다면 신중하게 고민해 봐야겠다.
[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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