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론]윤석열 정부 1년, ‘두문자 K’ 영향력을 세계에 알리다
“문화콘텐츠는 양국 국민이 국적과 언어의 차이를 넘어 더욱 깊은 이해와 우정을 쌓는 촉매제가 되고 있습니다. 한국 영화 기생충과 미나리가 아카데미 수상을 하고, ‘탑건’, ‘어벤저스’와 같은 수많은 할리우드 영화가 이미 오래전부터 한국에서 엄청난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이제 한미 양국의 음악 차트에서 상대방 국가의 가수 노래가 순위에 오르는 모습이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습니다. 미국이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플랫폼을 만들고, 한국이 ‘오징어게임’과 같은 킬러 콘텐츠를 생산해 공급하는 새로운 양상의 시너지 효과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 달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해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양국의 문화콘텐츠 교류에 대해 연설한 내용이다.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 성과로 핵심 5대 분야(안보·경제·기술·문화·정보) 중 문화가 포함된 것도 이례적이다. 하지만, 지난 1년 대한민국의 문화·체육·관광 분야 성과를 보면 이러한 K-컬처의 위상 변화는 전혀 놀라운 것이 아니다.
지난해 K콘텐츠는 사상 최대 수출액을 기록했다. 지난해 수출 규모는 130억 달러로 추정한다. 문화콘텐츠가 볼거리, 즐길거리라는 기존 ‘향유’ 측면에서 나아가, 경제성장을 이끌고 산업지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라는 것을 증명하는 수치다.
윤석열 정부는 문화콘텐츠를 국가 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보고 선도적인 수출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다양한 지원정책을 펼쳐왔다. 2월 23일, ‘K콘텐츠 수출전략’을 발표하면서 2027년까지 수출 250억 달러, 세계 4대 콘텐츠 강국 실현을 목표로 삼았다. 콘텐츠 펀드에 올해에만 역대 최대액인 7900억원의 정책금융을 공급했고, 내년에는 1조원 규모로 대폭 확대해 콘텐츠 산업 내 자금 부족을 해소한다.
세계가 사랑하는 K드라마와 K무비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 자체 등급분류제도를 올해 3월부터 도입했으며, OTT 영상 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도 1월부터 적용했고, 7월부터는 문화비 소득공제에 영화관람료를 추가했다. 한 마디로 시장의 불필요한 규제를 혁파하고 과감한 세제개편을 추진한 것이다. 이에 더해, 추가적인 세액공제 확대 및 등급분류 개선 방안을 검토, 추진해 보다 많은 콘텐츠 기업이 창의성·자율성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콘텐츠 산업의 양적 성장과 함께 공정한 산업생태계를 위한 내실도 다졌다. ‘검정 고무신 사태’와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고, 젊은 신진 창작자들이 저작권을 쉽게 이해해 불공정한 계약에 휘말리는 일이 없도록 4월 저작권법률지원센터를 개소했다. 공정한 콘텐츠 유통을 위한 법적 기반인 ‘문화산업의 공정한 유통환경 조성에 관한 법률’ 제정을 국회에서 논의하고 있으며, 문체부 소관 15개 분야 82개의 표준계약서도 연내 전면 점검하고 개선하는 중이다.
모든 국민이 나이·지역·장애 여부 등에 무관하게 공정하게 문화를 누릴 수 있는 것이 진정한 자유라고 할 수 있다. 그 기치 아래 윤석열 정부는 ‘약자 프렌들리’ 정책을 강조해왔고, 이는 문화 분야에서도 지속됐다. 문체부는 지난 해 9월 역대 최초로 ‘제1차 장애 예술인 문화예술 활동 지원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3월에는 ‘장애 예술인 지원법’ 시행령을 개정해 정부와 공공기관 등이 장애 예술인의 창작물을 우선 구매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2022년 8월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반다비 체육센터도 광주 북구에 최초로 개관했고, 같은 해 9월에는 ‘전국 어울림 생활체육 대축전’의 첫 대회도 열렸다.
단순히 복지 차원에 머물던 ‘이야기할머니’ 사업도 노년층이 ‘창작’의 주역이 되는 6070이야기예술인 사업으로 재정의해 개편했다. 발상을 전환해 이야기 구연 배틀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노년층 스타를 적극적으로 발굴함으로써 전통 이야기 구연을 대표적인 K전통문화 콘텐츠로 다시 태어나게 했다.
지방시대 지역문화정책 추진전략을 올 3월에 발표해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이행하기 위한 문화 분야 비전을 제시했다. 문체부는 현재 읍·면 지역과 대도시 주민간 약 10% 포인트로 나타나는 문화예술 관람률과 여가생활 만족도 격차를 2027년까지 5% 포인트 안쪽으로 줄인다는 목표를 정하고 서점, 카페, 공방 등 슬리퍼 신고 문화를 누리는 소위 ‘15분 문화슬세권’ 1만 곳을 조성한다. 지역대학 문화 관련 학과 졸업생을 대상으로 문화시설 인턴십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등 문화의 힘으로 지역소멸을 막을 방안들을 추진해나가고 있다.
MZ, 청년세대의 목소리도 경청하고, 모든 정책을 MZ세대의 관점에서 재점검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청년 보좌역을 임용하고, 2030 청년자문단 ‘MZ드리머스’도 구성해 청년의 목소리를 문화정책에 수시로 반영하고 있다. 지난 4월 청년 생애 첫 지원 확대, 청년 예술가 노동 환경 개선과 지적 재산권 보호 강화 등의 청년문화정책 10대 과제도 발표하고, 미래 청년세대와 현장에서 직접 만나 정책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현장 중심 정책의 중요성은 분야를 막론한다. 2월 문체부는 ‘자유와 연대로 도약하는 K스포츠’ 비전을 발표했다. 그 내용으로는 비현실적 정책을 정상화하고, 엘리트 체육인 지원을 확대하는 등 체육인의 사기와 위상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주로 담았다. 특히 현장과 괴리돼 탁상행정의 결과물로 비판받아온 학생선수 출석 인정 일 수를 현실화해 학생 선수가 연습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또한 올해 1월에는 ‘K씨름 진흥방안’을 마련하고, 씨름 예능프로그램 제작 지원을 통해 MZ세대들도 전통 스포츠인 씨름에 대해 쉽게 알 수 있도록 해, 씨름이 한국 대표 스포츠 브랜드로 새롭게 자리매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지난해 12월 국가관광전략회의를 통해 제6차 관광진흥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K컬처를 관광산업과 융합해 2023년을 관광대국으로 가는 원년으로 가는 추진전략을 마련했다. 올해 1~3월 외국인 관광객 약 171만 명이 한국을 찾았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분기 384만여 명 대비 44.6% 수준으로, 2022년 4분기 148만여 명과 비교해서 16.2%나 증가한 것이다. 이에 문체부는 K콘텐츠 인기에 따른 외국인의 한국여행 선호심리가 방한 관광수요로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K관광이 우리 경제의 퍼스트 무버가 되도록 한국방문의해 민관전략간담회를 열고 민·관이 함께 힘을 합쳤다. 3월 말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으로 일본 청소년들의 한국 수학여행이 재개되었고, 4월에는 도쿄 등 일본 5개 지역에서 ‘K관광 로드쇼’를 개최하며 외래관광객 유치를 위해 노력했다. K관광 로드쇼는 올해 세계에서 계속 개최할 예정이다.
이렇듯 ‘수출 주자’로서의 관광과 함께, 윤석열 정부는 국내 관광을 통한 내수 경제 활성화도 도모했다. 2023년 1월 ‘K컬처 관광이벤트 100선’을 선정해 연중 전국에서 펼쳐지는 행사를 통해 지역관광의 계기로 제공했다. 5월부터는 최대 19만 명에게 근로자 휴가비를 지원하고, 100만 장의 3만 원권 숙박시설 할인쿠폰, 18만 장의 1만 원권 놀이공원 할인쿠폰을 지원해서 국민적인 국내 관광 분위기를 독려하고, 관광을 통한 지역경제 살리기에 기여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대표성과인 청와대 개방은 1주년을 맞아서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지난 해 8월 개최한 첫 전시로 장애 예술인 특별전은 20일 만에 7만2000여 명이 관람하고 25점의 작품도 팔렸다. 뒤이은 문학 특별전시 ‘이상, 염상섭, 현진건, 윤동주, 청와대를 거닐다’와 올해 4월 장애인의날 기념 장애 예술인 오케스트라 공연도 성공적이었다. 지난 5월 8일에는 청와대 10대 연중 기획프로그램을 포함한 ‘청와대 관리운영방향 업그레이드 방안’을 발표해, 청와대의 품격과 가치를 더욱 역동적으로 전달해나갈 것이다.
이제 문화는 정상외교의 키워드가 되었다. K컬처, K콘텐츠가 외교무대에서 조명된 것은 우리 국민의 문화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반영된 것이다. 문체부는 지난 1년의 성과를 발판삼아 ‘국민과 함께하는 문화매력국가’를 만들기 위해 계속해서 혁신과 변화에 앞장설 것이다.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제 1차관
〈필자〉전병극 제 1차관은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1993년 제37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이후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예술·체육·기획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책 경험을 쌓은 문화·예술 행정 전문가다. 문체부에서 체육협력관, 대변인, 지역문화정책관, 문화예술정책실장 등을 역임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를 수료했다. 지난 해 5월 문체부 1차관으로 선임됐다. 직전까지 그랜드코리아레저 혁신경영본부장으로 재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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