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속 1순위' 대박 IBK, 김호철 감독은 아베크롬비를 택했다... 외인 트라이아웃서 우승팀 도로공사도 웃었다

[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이 13일 아베크롬비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OVO

화성 IBK기업은행에 대운이 따르고 있다. 최초로 도입된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모든 구단이 동등한 상황에서도 1순위 행운을 누리더니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도 가장 먼저 선택의 권한을 부여받았다.

IBK기업은행은 13일(한국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2023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부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서 전체 1순위의 행운을 얻어 미국과 푸에르토리코 이중 국적의 아포짓 스파이커 브리트니 아베크롬비(28·191㎝)를 뽑았다.

지난 시즌 6위에 그쳤던 IBK는 자유계약선수(FA) 미들블로커 김수지를 인천 흥국생명으로 떠나보냈지만 아웃사이드 히터 황민경을 수원 현대건설에서 데려왔고 아포짓 스파이커 김희진을 잔류시켰다. 여기에 지난달 열린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선 모든 구단이 동일한 조건에서 진행된 순번 추첨에서 1순위 행운을 얻어 태국 국가대표 세터 폰푼 게르파르드를 손에 넣었다.

시즌을 앞두고 좋은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추첨은 지난 시즌 순위 역순으로 많은 구슬을 부여받았다. 기업은행은 30개를 가졌지만 최하위 광주 페퍼저축은행엔 더 많은 35개가 있었다. 서울 GS칼텍스도 기업은행보다 5개 적었을 뿐이었다.

그러나 다시 한 번 기업은행이 웃었다. 추첨통에서 가장 먼저 나온 공은 기업은행의 것이었다. 기쁨을 감추지 못한 김호철 IBK 감독은 단상에 올라 망설임 없이 아베크롬비를 택했다.

그는 "트라이아웃 오기 전부터 뽑을 생각을 했다. 영상은 계속해서 봤다. 작년 대표팀에서 뛴 것과 이번 시즌 튀르키예에서 뛴 것, 마지막에 푸에르토리코에서 5경기 한 것도 계속 체크했다"며 "화려하고 파워 있는 선수는 아니지만 우리 팀에 맞춰서 뽑았다"고 밝혔다.

마음에 두고 있는 선수였더라도 순번에서 밀리면 놓칠 수 있었기에 더욱 기쁨은 컸다. 김 감독은 "피지컬은 그렇게 좋은 선수가 아니"라면서도 "대신 공격 폭이 넓고 왼손잡이라서 가지고 있는 장점이 많다. 그 부분을 높이 샀다. 4번 자리에 갔을 때 블로킹과 공격할 수 있는가를 많이 봤는데 가능할 수 있다고 본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왼손잡이 아포짓 스파이커라는 점에서 활용성이 높다. 선의의 경쟁을 벌일 두 세터 김하경과 폰푼과 호흡에 대해서도 김 감독은 "우리 플레이가 어차피 스피드 배구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 거기에 역점을 두고 선수를 뽑았다"며 "키 큰 선수를 뽑아서 할 수도 있었지만 우리 세터들과 잘 맞출 수 있는 선수를 뽑았다"고 전했다.

초청 선수 34명, 기존 선수 4명 등 38명이 대상이었던 이번 드래프트에서 아베크롬비는 드래프트 당일인 이날 새벽에야 이스탄불에 도착했던 걸 고려하면 그의 능력을 더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2순위 지명권을 얻은 페퍼저축은행은 야스민 베다르트(27·미국)을 지명했다. 지난 시즌 현대건설에서 뛰던 야스민은 허리 부상을 당했고 그가 이탈한 뒤 팀은 내리막길을 걷더니 챔피언결정전에도 진출하지 못했다.

여전히 부상 후유증, 재발에 대한 우려가 뒤따르지만 페퍼는 '하이리스트-하이리턴'을 택했다.

야스민(오른쪽)이 다시 한국 무대를 밟게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아헨 킴 페퍼 감독은 "3년 차로 들어가는 어린 구단에 V-리그 베테랑이 있는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며 "누구를 선택해도 리스크가 있는 건 똑같다. 부상도 6개월이면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야스민은 베테랑 프로 선수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고 지명 이유를 전했다.

야스민은 "허리 부상을 당하고 회복될 것을 알게 된 후 한국에 돌아가고 싶었다"며 "척추는 완전히 회복했고 힘을 끌어 올리는 중이다. 일 팀 합류 전까지는 몸 상태가 올라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3번 흥국생명은 앞서 옐레나 므라제노비치와 재계약을 마쳤고 4번 대전 KGC인삼공사는 공수 모두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아웃사이드 히터 지오바나 말라나(25·미국)을 지명했다.

다음 순번 현대건설은 두 시즌 동안 서울 GS칼텍스에서 활약했던 카메룬 출신 모마 바소코(30·184㎝)를 데려왔다. 6번 GS칼텍스는 쿠바 출신 아포짓 지젤 실바(32·191㎝), 도로공사는 세르비아의 아포짓 스파이커 반야 부키리치(24·198㎝)를 각각 영입했다.

최후의 주자로 나섰으나 김천 한국도로공사 또한 환히 웃었다. 이번 트라이아웃 동안 호평을 받은 부키리치는 참가 선수들 중 신장이 가장 큰 부키리치에 대한 질문에 김종민 감독은 "생각했던 선수가 남아 있었고 마지막이었지만 아주 만족한다"며 ""공격력보다는 좀 길게 봤다. 당장 이번 시즌이 아닌 다음 시즌까지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 보여서 선택했다"고 말했다.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